美·英이비인후과학회, 후각·미각 장애 시 코로나19 검사 권고
송창은 교수 “사스 환자들 중 후각 소실 5년 이상 지속 사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상 정의에 후각이나 미각 상실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다른 증상 없이 후각이나 미각 기능만 약화됐다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시의사회 조사 결과, 인후통·발열·흉통 등 일반적인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확진자 중 21%가 후각이나 미각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명지병원 이비인후과 송창은 교수는 지난 27일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K-헬스로그’에서 진행된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미국이비인후과학회(AAOHS), 영국이비인후과학회(ENT UK)도 후각·미각 장애를 코로나19 감염 징후로 보고 자가격리와 검사를 권고했다며 한국도 임상 정의에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 환자가 후각이나 미각에 이상을 느끼는 증상은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간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대구시의사회가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나온 수치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러스성 상기도감염에서 무후각증이 나타나는 빈도와 큰 차이가 없다”며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상기도감염에서 후각이나 미각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15% 전후”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200여개 바이러스가 상기도감염 감기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후각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정도나 양상 차이는 있지만 (후각 상실이) 코로나바이러스에만 국한된 특징은 아닐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이 부분에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가 이번에 대구시의사회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바이러스가 직접 코점막에 있는 신경을 공격해 코막힘이나 콧물 등 코와 관련된 증상 없이 후각 자체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 코로나19가 그렇다”고 했다.

송 교수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감염이 생긴 후에 평상시보다 더 심하게 오래 앓은 후에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은 다 치료됐는데 그 후유증으로 후각 상실 지속 되는 경우가 있다”며 “아마 이번에 코로나19와 관련된 후각 소실이 향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스(SARS) 생존자들 중 후각 소실이 5년 이상 지속됐다고 보고된 사례들이 있다”며 “ 통계처리할 정도로 많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임상논문이나 케이스리뷰에서 그런 내용들이 발표된 바가 있다”고도 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임상 정의에 후각이나 미각 기능 장애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염이나 다른 감기 증상 없이 후각이나 미각 장애만 가지고 검사를 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진 진단을 받고 있다”며 “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영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 다른 증상 없이도 후각이나 미각 장애가 있는 경우 자가격리치료를 권고하고 검사를 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주 정부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근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상정의에 (후각이나 미각 장애가) 포함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명지병원은 후각이나 미각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을 이비인후과나 가정의학과 외래진료소로 들어오지 않고 병원 밖에 따로 마련된 안심진료실에서 먼저 검사를 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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