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전공의가 학교와 병원을 떠난 지 어언 4개월이 지났다. 사태의 발단이 된 의대 증원은 일단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확정 단계에 들어섰으나,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대한의사협회는 직역별 대표들을 모아서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조직했다는데, 정작 중요한 당사자들은 참여를 안 하는 것 같다. 대학은 대학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휴진을 하네, 마네 하면서 파행적이다.정부는 청문회에서 장관이 밝힌 것처럼 이 사태가 그리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었나 보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파업은 의료기관의
세노바메이트는 우리나라 회사인 SK바이오팜에서 개발한 항발작약물이다. 난치성 국소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제적으로 시행된 2상, 3상 임상시험을 통해 미국에서 2019년 11월, 유럽에서 2021년 3월에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 임상시험 연구들에서 정확한 숫자는 확실치 않지만 우리나라 뇌전증 환자 15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난치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발작 조절 효과와 높은 무발작 비율로 뇌전증의 치료에 있어 게임체인저, 돌파구로 기대를 받고 있는 약물이다. 사적인 의견이지만 몇몇 미국이나 유럽 의사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야 하는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있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전공의·의대생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 권리와 의무가 아주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인도, 중국 등 인구 대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도 가장 강력한 교육열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그 중에서도 강한 경쟁에서 최우수한 학생들만 성공한다는 우리나라의 의대 입시. 아마 지금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는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세계 최고
전공의 근무이탈이 의대정원 증가로 촉발된 의료사태를 크게 확대시켰다.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들이 한국의료와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모든 관련 사항을 시시콜콜 법령으로 완벽하게(?) 제도화해 운영하고 있는 전문의 수련제도에 빈틈이 있는 것인가. 법령으로 제도를 경화시켜 의료사회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사항이 쌓인 결과인가. 한국의료의 장래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불안이 원인인가. 미래에 대한 불안 문제는 논외로 하고 현행 전문의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개인사업자 형태 근로자다.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함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않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며 경제적으로도 사업주에게 의존돼 있어 실제적으로는 근로자와 차이가 없다.대표적으로 보험모집인, 골프장 캐디, 퀵서비스 배달원, 학습지 방문교사, 외근직 AS근무요원, 판매원, 건설기계 종사자, 견인차 운전기사, 레미콘차량 운전사, 화물차주 등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 의료기관에도 직원이 아니지만 의료기
[샌디에이고=김찬혁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지놈앤컴퍼니가 최근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Debiopharm)에 신약 후보물질 ‘GENA-111’을 기술이전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놈앤컴퍼니의 신규 타깃 항암제 부문 첫 기술이전임에도 계약 규모가 총 5,86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이에 지놈앤컴퍼니가 4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 중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4(이하 바이오USA)’에서 마련한 한국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도 관심이 집중됐다.간담회에서 기술이전의 취지와 배경, 기대효과, 그리고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한
최근 미국 상원 상임위에 이어 하원 상임위도 미국 연방기관과 기관 공급업체 및 연구소가 MGI 등 몇몇 생명공학업체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다.MGI는 하원 감독‧책임위원회가 생물보안법을 의결해 하원 전체회의로 넘긴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입법 과정 중 거치는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며, 법안이 법으로 제정됐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유전체 염기서열 산업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법안을 수정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미국 내외 고
매년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이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가 담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지정하였다.WHO는 올해의 주제가 “담배 산업으로부터 청소년의 보호(Protecting children from tobacco industry interference)”라고 발표하고, 모든 지역에서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높은 비율로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13~15세 청소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됐다. 그렇다면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끌어 온 이 투쟁은 끝이 난 것인가? 그들은 여전히 돌아 가지 않고 있고, 달라진 것은 없다.2026학년도에도 의대 신입생은 선발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지속될 것이다.전공의와 학생들은 이미 지난 2월 사직과 휴학 등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저항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전공의들은 철저히 개인의 판단과 의지로 이뤄진 개별적 사직으로, 그리고 학생들은 전체 연대를 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내부 논의 구조를 무기로, 지금까지 3개월간 이
‘회의록은 없지만 회의 내용 요약본은 있다. 하지만 요약본도, 위원 명단도 공개할 수 없다.’논란이 된 의대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운영 방식에 대한 교육부 입장이다. 배정위는 증원된 의대 정원 2,000명을 32개 대학에 배정했다.대학별 정원 배정이 끝나고 뒤늦게 배정위에 충북도청 소속 공무원이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충북은 의대 정원이 가장 많이 증원된 지역으로 211명이 늘었다. 충북의대는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결국 ‘깜깜이 배정’, ‘밀실야합’ 논란이 일었다. 그래도 교육부는 위원 명단 공개를
K의료원이 조만간 급여 중단이 있을 수 있다고 구성원들에게 선언했다. 언젠가 이런 상황이 올 줄은 알았으나 이렇게 올 줄은 몰랐다. 절대로 망할 것 같지 않던 대학병원이 무너지고 있다. K의료원 상황이 그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고 모든 대학병원에 해당하는 일이기에 조만간 제2, 제3의 K의료원이 나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이것이 전공의 파업에 의한 진료 중단으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일까. 만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강행 여부와 상관없이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병원이 정상화되면 대학병원이 살아날까. 필자는 절대로
4월의 마지막 날,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긴급 심포지엄에서 가장 인상을 남긴 것은 조동찬 SBS 기자가 발제한 ‘국민의 관점’이었다. 의대증원 이슈에 대한 여론의 피로감을 실감했다. 여전히 국민들은 의사들이 ‘환자를 버리고 떠난’ ‘환자를 볼모로 잡는’ 이들로 생각하고 있다.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의사들의 주장은 다소 어렵고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정치가 고장난 강대강 대치 속에서, 어느 한쪽의 생각이 완전히 관철되어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는 힘들어보인다.의학은 증거와 사실에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콘택트렌즈에 대한 전자상거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10여 년 전까지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콘택트렌즈를 주문해 택배로 배송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0월 국민의 눈 건강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규정(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항)이 국회를 통과해 현재까지 시행 중이다.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28일 콘택트렌즈의 전자상거래 판매 금지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했다. 이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우리나라 의료 붕괴를 수습할 해법도 책임자도 안 보인다.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료개혁안이 그야말로 필수의료를 끝장내고 있다. 의대생 전체가 진급을 포기했고, 전공의가 대부분 사직을 해서 향후 6년간 배출할 신규 전문의도, 군의관도, 공보의도 없어진다. 이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의대 교수나 수련병원은 자연히 없어져야 할 존재들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는 향후 10년 내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계적 수준이라던 K-의료와 K 바이오 산업의 종말을 고하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망국적인 수준으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밝힌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이다. 윤 대통령 입장을 전한 이관섭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들은 일괄사의를 표했다.한덕수 총리도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정부의 인적 쇄신 대상은 대통령실을 넘어 일부 부처 장관들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대대적인 인적 쇄신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장군감입니다.” 혹은 “엄마를 많이 닮았네요.”태아 성별을 궁금해 하는 부모에게 추측이 가능한 이같은 간접적인 정보만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의사가 부모에게 태아 성별을 직접적으로 알려줄 수 있게 됐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태아 성별 고지 금지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태아 성별을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태아 성별 고지 금지 조항은 남아선호사상의 영향으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을 당시 성별로 인한 임신중절을 막기 위해 지난 1987년 처음 입법됐다. 이에 의료인이 32주 전 태아 성
필자는 ‘의학과 문학’이라는 수업을 통해 ‘더 좋은 의사’가 되는 길에 대해 의대생들과 대화하고 고민해 왔다. 의학지식과 기술을 배우기에도 빠듯한 학생들에게 ‘의학과 문학’이라는 사치스러운 수업이 왜 필요한 걸까?이에 대한 답은, 질병 진단과 치료에만 천착하지 않고, 의사를 찾아온 한 사람 한 사람의 개별성과 특이성을 이해하자, 그렇게 해서 질병이 아닌 ‘사람을 돌보는 의사’가 되고자 함이었다. 우리는 까뮈의 〈페스트〉를 읽었고, 솔제니친의 〈암병동〉을 읽으며 질병의 고통과 ‘환자됨’의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자 노력했다.지
80대 노인은 조용히 만사를 참아야 오래 산다는데, 수양이 부족하여 몇 줄 씁니다.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때입니다. YS정부는 1996년 11월에 YS정부의 9번째 의대설립을 임시 인가하고, 다음해인 1997년 말에 정식 인가 합니다. 의협은 1997년 가을에 전국의 신설의대의 의학교육 실태를 알고 싶었습니다. 임상교수인 2명의 학술이사 중 1명(번갈아), 그리고 기획이사(예방의학), 의협 사무총장 등 3명이 9개 신설의대에 사전 통보하고, 1회에 2개교씩 비공식 방문을 하기로 합니다. 새벽에 의협에 모여 떠났다가 한밤중에 돌아오는
J 교수님께.우선 저의 의견을 듣고 이렇게 글을 써주시니 큰 관심에 감사드립니다.먼저, 제가 사직은 지금 불가능하고, 내년 2월에 가능하다고 한 의견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대학 업무 1년의 시작은 보통 3월이지만 우리 의대는 빠르면 1월 또는 2월입니다. 처음 1월에 업무를 맡았다면 본인이 그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되지 않는 특별한 상황 외에는 1년의 업무를 완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 등과 같이 중간에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나쁜 상황이 된 경우 외에는, 사직을 하려면 최소한 업무를 정리하고 인계할 사람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추진으로 인한 대형병원의 기능 마비가 한달째 지속되고 있다.전공의에 이어 전임의마저 떠나버린 진료 현장을 메우기 위해 전문의와 교수들이 밤낮 없이 일하고 있는지 벌써 한달이 넘었다는 의미다.대형병원이 한순간에 기능을 잃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국민들은 한국의 의료 체계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것이다.정부는 아마 전문의와 교수진을 갈아넣어 겨우 유지하고 있는 현 대형병원의 진료 현장을 지켜보며 속으로 안도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부가 크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