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양금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위탁받은 지 2년이 됐다.

심평원이 심사를 맡게 된 것은 자보가 사실상 공보험의 성향을 띠는 만큼 정확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정확한 심사를 통해 불필요한 진료비를 막게 되면 그 혜택이 보험료 인하를 통해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위탁을 추진한 보험사와 정부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심평원 심사위탁에 대한 성과분석 보고서가 공개됐다. 그 결과는 실망 그 자체다. 진료비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성과가 무엇인지 다소 애매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료비는 줄었다 늘기를 반복했고, 입원진료비는 줄어든 반면 통원 진료비가 늘었다. 한방진료비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특히 심사위탁 이후 합의금이 줄었다고 했지만 입원일수가 줄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병원 특성상 각종 검사 등 진료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계속된 삭감에 아예 자보 환자 보기를 꺼리게 되니 자연스레 입원 진료비가 줄어들 것이고, 삭감을 피하려 입원보다는 외래 진료에 주력할 테니 통원 진료비가 늘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성과라고 하기엔 부족해 보이는 성적표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자보 심사를 심평원에 맡기려 했던 목적을 달성했는가 하는 것이다.

애초에 보험사와 정부는 진료비 감소만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일명 ‘나이롱 환자’를 줄이기 위해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효과가 나왔어야 한다. 심사위탁으로 불필요한 진료비가 얼마나 줄었고, 이로 인해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국민들이 못받은 혜택을 얼마나 보장했는지 등 이같은 성과가 분석돼 있어야 했지만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연구진은 자보 심사위탁에 이어 실손보험 진료비 심사도 심평원에 위탁해야 한다고 한다. 2년이나 흘러도 불명확한 심사위탁 성과를 오히려 실손으로 확대하라고 한다.

성과도 미흡한 심사위탁을 자보에 이어 실손까지 확대하라는 것은 보험사 배불리기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은 심평원의 심사위탁 확대가 아닌 심사위탁을 재검토 해야 할 시점이지 싶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