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송미연] 질병관리본부와 연세의대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주요 건강이슈를 발굴하고 여성건강 증진을 위한 협력방안 모색을 위해 지난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여성건강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 중 美 워싱턴대 연구팀의 ‘한국인 기대·건강수명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기준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83.66세로 남성(77.2세)보다 6.46년 더 많았다.

반면 동일 연구팀이 발표한 건강수명의 경우 여성 72.05세, 남성 68.26세로, 여성의 경우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11.61년, 남성은 8.94년이다. 우리나라 여성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10년 이상 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성이 건강하지 못하게 오래 사는 것은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국가적 차원으로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평생의료비는 여성의 경우 1억2,331만원, 남성 1억177만원(2012년 기준)으로, 여성이 2,000만원 정도 더 많이 지출하기 때문이다.

의료비 보다 더 큰 문제는 여성의 건강이 후대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유전자의 입장에서만 보면 태아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정보를 반씩 가지게 되지만 에너지원인 ATP를 합성하고 기능이 상실된 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경우 100% 모계유전된다.

또한 40주 동안 어머니의 자궁에 있으면서 영양분을 공급받는 태아의 입장에서는 어머니의 역할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여성건강은 후세대 유전 정보, 차세대 국민 안전, 차세대 국민 질병 등과 직결된다. 100세 시대에 여성건강이 중요한 이유다.

오래 사는 것이 이미 현실이 된 시점에서 이제는 삶의 양이 아니라 질을 생각할 시기가 왔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에 비해 후세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여성건강을 좀 더 특별한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이 아닌 ‘여성건강’ 증진만을 위한 포럼이나 정책 등에 반감을 가지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여성건강 증진이 결국 곳곳에 영향을 미쳐 사회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점을 인식하고 깊이있는 논의를 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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