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박혜민] 둘로 갈라선 산부인과의사회가 1년 반이 넘게 전쟁 중이다. 이들의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대한개원의협의회도 나서 단일화하라고 요구했지만 둘 사이는 여전히 냉랭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은 더 격해 지는 것 같다.

이들의 싸움은 1년 전인 201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가 제9대 회장 선거에서 시작됐다. 당시 대의원 임의 교체 논란으로 선거는 중단됐고 1년 뒤인 2015년 10월 산부인과 의사 1,500명이 모여 회원총회를 열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그렇게 출발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지 못해 박노준 회장이 7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두 단체의 신경전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11월 개최한 ‘개원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지침 마련 토론회’에서도 패널로 참석한 산부인과의사회 이기철 부회장과 객석에 있던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 이동욱 법제위원(당시 이들은 산부인과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이었다)이 설전을 벌였다.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산부인과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분만의료기관 상급병실 급여화 정책을 발표하자 두 단체 모두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그러나 내부 문제로 가면 정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정관에 의해 직선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회원총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산부인과 의사 1,448명이 모여 회장을 선출했다며 대표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이들이 갈라진 이유는 ‘정치적인 문제’다. 이럴 때는 원칙을 지키면 된다. 산부인과 의사들을 위한 단체인 의사회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다. 두 단체의 수장이 만나서 해결이 안된다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두 단체의 집행부끼리 싸우지 말고 일반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물어보는 설문조사라도 하라. 차라리 그러는 게 소모적인 논쟁만 하고 있는 것보다는 생산적이리라. 그리고 두 단체의 수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따르면 된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