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호 저/글항아리/368쪽/1만8,000원

나쁜 기억을 좋은 나쁜 기억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출간됐다.

신간 <기억 안아주기>는 성균관대 의대 학장이자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의사인 최연호 교수가 알려주는 '소확혐(소소하지만 확실한 혐오)’을 벗어나는 방법을 담았다.

기억과 관련한 뇌 부위는 해마, 편도체, 전전두엽이다. 편도체는 두려움을 관장하고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며, 전전두엽은 뇌의 정보를 모아 판단을 내린다. 트라우마가 생기면 해마의 크기가 작아지며 기억력이 손상되는 반면, 편도체는 활성화돼 나쁜 기억을 독점한다. 이렇듯 나쁜 기억은 우리를 괴롭히며 삶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나쁜 기억은 신체화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신체화 장애는 실제 내과적 이상이 없지만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증후군이다. 저자는 나쁜 기억이 신체화 장애로 나타나는 수천 건의 사례를 목격했다. 저자가 소아과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뇌과학, 심리학 등의 원리가 집약된 책을 낸 이유다.

그렇다면 나쁜 기억을 좋은 나쁜 기억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좋은 경험하기좋은 기억으로 왜곡하기’ 2가지 방법으로 나쁜 기억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경험하기'는 나쁜 기억은 편도체와 해마에 맡겨 두고 전전두엽을 활용해 시상하부의 쾌락 중추를 활성화해서 나쁜 기억을 좋은 경험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여행을 간다거나 맛있는 식사를 하는 것 등이다.

'좋은 기억으로 왜곡하기'는 나쁜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왜곡하는 자기합리화다.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히는 훈련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승용차 뒷자리에서 늘 멀미를 하는 아이는 버스나 기차 의자에 앉혀 창밖이 잘 내다보이는 연습을 시켜야 한다. 시각과 청각, 평형감각의 일치로 멀미를 하지 않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승용차에서도 가끔씩 멀미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부모가 아이에게 멀미를 안 하게 된 것을 칭찬해주면, 아이는 성장이라는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나쁜 기억인 멀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기억을 안아주면서 자신과 타인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은 나쁜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꾸는 경험을 주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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