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김형진] 경실련 ‘의약품 실거래가 신고 자료 분석결과’ 발표

공정위에 의료기관 33곳.제약사12곳 등 가격담합 고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대형병원과 제약회사 간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제약사와 대형병원 수십곳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해 사태 추이에 따라 의료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 2008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경영상의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비공개처리한 ‘의약품 실거래가 요양기관 신고가격’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 요양기관이 제약회사로부터 구입한 보험약 실거래가 신고가격의 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그 결과, 경실련은 서울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서 승소판결 후 지난 8월 심평원을 통해 ‘매출액 상위 20개 의약품 품목에 대한 35개 의료기관과 11개 약국의 실거래가 신고가격’에 대한 자료를 받았다.

경실련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등 32개 의료기관과 동야제약 등 11개 제약사, 메디팜인하약국 등 10개 약국의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21일 '의약품 실거래가 신고 자료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통해 각 의료기관과 제약사 간 개별 거래에 가격이 책정돼야 하는 실거래가상환제 아래에서 전국적으로 동일가격으로 약가가 변동된 부분을 문제삼았다.

예를 들어 매출액 상위 20개 의약품 중 ‘아마릴정’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345원과 344원의 단가로만 거래됐는데 344원으로 거래되는 시점이 전국의 모든 요양기관에서 2006년 9월로 동일하게 신고됐다.

경실련은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아마릴정을 거래한 건수가 다른 요양기관의 수배에 달하지만 구입한 기간 동안은 다른 요양기관과 동일한 가격으로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품목의 상한가 조정이 있는 경우 전국적으로 동시에 동일가격으로 변동하고 변동시점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일례로 기능성소화제 '가스모틴정 5mg'의 경우 지난 2007년 1월 1일에 기존 203원에서 192원으로 상한가가 조정됐는데,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상한가 조정일 바로 다음날 인하된 상한가로 실거래가를 신고했다.

경실련은 “노바스크의 경우 2007년 10월 1일 기존의 524원에서 523원으로 상한가조정이 이뤄졌는데 상한가 조정일에 동시에 1원 인하된 실거래가를 신고한 의료기관이 해당 의료기관의 절반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공병원의 경우 민간병원보다 5~20% 낮은 가격으로 신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산재의료원의 경우 입찰을 통해 20개 의약품 모두에서 다른 민간병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으며, 가격인하도 각 의약품 제품별로 여러 차례 이뤄졌다.

실제로 소화성궤양용제인 '스티렌정'의 경우 전국 모든 요양기관에서 3년 동안 단 한 차례의 가격변동 없이 231원으로 거래됐는데, 산재의료원은 이 기간동안 5번의 가격 변동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실거래가 가격기능이 공공병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라며 “공공병원 입찰가격 수준으로 관리 시 5년 간 3조2,500억의 건강보험지출금액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현행 실거래가 상환제의 개선을 위해 공공병원뿐만 아니라 일반병원에도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의약품을 구매토록 의무화하고, 의약품 실거래가 감시시스템 구축, 건강보험법상의 '약제비 직불제' 복원 등을 제안했다.

경실련은 “공정위는 제약회사와 요양기관 간 가격담합 등 부당공동행위 및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등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감사원은 복지부와 심평원의 직무유기와 관련한 감사를 통해 의약품 실거래가를 둘러싼 음성적 거래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정위 고발 대상 12개 제약사

▲(주)중외제약 ▲(주)대웅제약 ▲한국노바티스 ▲SK케미칼(주) ▲화이자 ▲한국노바티스 ▲동아제약 ▲한독약품 ▲한미약품 ▲한국쉐링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엠에스디 ▲한국아스트라제테카

*공정위 고발 대상 33개 의료기관

▲대구가톨릭대병원 ▲단국대병원 ▲분당제생병원 ▲경희대 부속병원 ▲가톨릭대강남성모병원 ▲구로성심병원 ▲세브란스병원 ▲을지병원 ▲의대 목동병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강동가톨릭병원 ▲양지병원 ▲문화병원 ▲차병원 ▲한양대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강서미즈메디병원 ▲우리들병원 ▲경희병원 ▲좋은삼선병원 ▲김원묵기념봉생병원 ▲부민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적십자병원 ▲부평성심병원 ▲조선대병원 ▲광주고려병원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 ▲온산보람병원 ▲세광병원 ▲한라병원 ▲김해중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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