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원 이상 제시해도 의사를 구할 수 없다는 지방 보건의료원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의사들이 배가 불렀다”는 비난이 나왔다.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으로도 이어졌다.하지만 계약 내용을 들여다본 의사들은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다며 높은 연봉에도 지원자가 없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주5일 40시간 근무라고 하지만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 환자를 봐야 하고 외래에 입원 환자는 물론 일반 진료와 건강검진도 담당해야 한다.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계약직이 대부분이다.무엇보다 고용되는 의사가
혁신적인 항암 신약의 개발, 유전자 기술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견 등 최근 항암 치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 어느 분야보다 ‘맞춤형 치료’가 현실화되는 모습인 것.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국내 암 환자 치료 환경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청년의사는 코리아헬스로그와 함께 4명의 국내 암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개최했다. 암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항암 치료의 현실과 개선점, 그리고 필요한 환경 변화에 대해 들어보는 ‘암요암요’(암 전문가가 요구하는 항암 치료 환경 변화의 요점)
의료 현장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간호사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소아 진료 기피 현상 때문이다.소아 환자의 혈관을 찾아 ‘한 번’에 정맥 주사를 놓지 못하면 부모의 원성이 쏟아진다. 우는 아이를 붙잡고 혈관을 찾지 못해 주삿바늘을 2~3번 찌르는 순간 “우리 애가 마루타냐”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소아 환자뿐만 아니라 부모 등 보호자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간호사를 소아 진료 현장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인 최용재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이같은 일이 일상이라고 했다. 최 원장
전공의 지원자가 몰리는 '인기과'인 마취통증의학과도 고민이 깊다. 마취통증의학과 안에서도 3D 영역에 속하는 소아와 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 마취 전문의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 51개 대학병원에서 정원 170명 모집에 223명이 지원해 경쟁률 1대 1.31을 기록했다.하지만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의 발길은 소위 ‘돈이 되는’ 통증클리닉 등 개원가로 향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의료기관들의 마취 전문의 고용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마취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초음파 진단기기에 이어 뇌파계 한의사 사용 합법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어서 의료계 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1심과 2심 모두 유죄가 선고됐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과 달리 뇌파계의 경우 2심에서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이 뒤집힌 상황이다.대법원은 지난 2016년 9월 접수된 한의사 뇌파검사 사건에 대해 2022년 10월 전원합의기일 심리를 지정하고 현재 쟁점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 대상은 한의사 A씨가 ‘뇌신경전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
[라스베이거스=민경중 특파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8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과 결합하며 전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CES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가 나눈 분야별 카테고리에서 디지털 헬스 분야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466곳으로 전체 참가기업의 15%를 차지할 정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식편대숙주질환(Graft-versus-Host Disease, GvHD)은 동종조혈모세포이식(allogeneic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 allo-SCT) 이후 이식된 공여자의 T 세포가 환자의 정상적인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통상 GvHD 치료에는 '스테로이드'가 우선적으로 사용되지만, 이는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더러 실제 상당수의 환자가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다. 이 경우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자카비(성분명 룩소리티닙)'는 지난해 5월 식품
[라스베이거스=민경중 특파원] “BE IN IT” (빠져들어라)“I AM IN IT” (난 IT 현장에 있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전 세계 4,700여개 언론사에서 참석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언베일드 행사로 막을 올렸다.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만 열렸던 2021년,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열린 2022년과 달리 CES 2023은 174개국, 3,200개 기업과 기관, 4,700여 언론사가
간호조무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산부인과 전문의 6명이 한꺼번에 유죄를 선고 받은 울산 A병원에는 피부 봉합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이 1명 더 있다. 재판부가 "3년 6개월간 A병원에서 간호조무사나 간호사가 진행한 봉합 수술이 622회에 이른다"고 한 대목에 나오는 간호사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와 달리 기소돼 재판을 받지 않았다.청년의사가 입수한 울산지방법원 판결문에는 이 사건 피고인인 의사 6명과 간호조무사 외에 '수간호사 B'가 등장한다. 간호사 B씨는 구속된 간호조무사 C씨보다 앞서 지난 2011년 A병원에 입사해
의학계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우려하는 이유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의학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은 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한다.이 사건의 한의사 A씨는 환자 1명을 2년여 동안 68회나 초음파 검사했지만 자궁내막암 2기를 진단하지 못했다. 이 환자뿐이 아니다. A씨가 운영하는 한의원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종, 자궁내막염, 난소낭종 등을 치료한 사례를 공개하며 사례마다 그 증거로 초음파 사진을 제시했다.하지만 이를 검
의료계 신춘문예 ‘한미수필문학상’ 22번째 대상작으로 최상림 중앙대광명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유방암 환자의 군가〉가 선정됐다.우수상은 ▲마지막 재회(이도홍 의정부마스터플러스병원 재활의학과) ▲애기, 엄마(이수영 화순전남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부교수) ▲말 한마디의 무게(정다정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조교수) 등 3편에 돌아갔다.장려상으로는 ▲뽀뽀를 하재요(김기경 샘물호스피스병원) ▲죽음을 맞이하는 의사라는 직업(김연수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철심 의사 분투기(문성호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부교수) ▲내 어린 고양이 유자(박
새해를 앞두고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에 의대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게 발단이 됐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입원 진료를 중단하는 대학병원이 생겼다는 소식에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소청과나 흉부외과, 외과 등 이른바 ‘필수의료’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도 부족하다는 논리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 25일 복지부에 제출한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대한의사협회가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의협은 헌법소원까지 거론했지만 법조계는 실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파기환송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직역 간 업무 범위를 구체화하도록 관계 법령을 개정하는 작업도 쉽지 않아 보인다.익명을 요구한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는 29일 "의협이 헌소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청구하더라도 각하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이 소송요건에 부합하는 적격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격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보건·의료시스템 구축이 화두가 되고 신의료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보건·의료·제약산업도 전문 컨설팅을 통해 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글로벌 기업인 KPMG 헬스케어팀은 각국 정부부처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보험사, 생명과학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보건·의료산업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위기관리는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실상 '헬스케어산업 성장에 필요한 요소 전반을 지원'하는 보건의
치과의사에게 미용 목적 안면 보톡스 시술을 허용한 게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으로 이어졌다.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고 한의사도 초음파 기기 등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한 근거 중 하나가 지난 2016년 7월 있었던 치과의사 안면 보톨리눔 톡신(이하 보톡스) 시술 허용 판결이었다.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2일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한 한의사 A씨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2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이 아
한때 희귀혈액암으로 불렸지만, 인구 고령화로 ‘희귀’라는 용어를 떼야 할 만큼 국내에서 늘어난 암이 있다. 혈액암의 하나인 다발골수종이다. 1990년 초반만 해도 다발골수종 환자는 한 해 100명가량 발생했다. 30년이 지난 요즘은 그보다 17배 많은 환자에게 발병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1,737명의 환자가 발생할 만큼 다발골수종 환자는 국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다발골수종은 백혈병·림프종과 함께 국내 3대 혈액암으로 꼽힌다. 이 암은 혈액 내 항체를 생성·분비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성형외과는 그동안 필수의료 논의에서 '주어'가 아니었다. '바이탈(vital)과'의 절박한 사정을 부각하는 비교 지표가 성형외과 역할이었다. 지원자는 늘 많고 수요는 풍부하고 "배곯을 걱정 없이 배부른 과"이기 때문이다.고공비행하는 전공의 지원율은 그 근거 중 하나다. 청년의사가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일인 지난 7일 전국 수련병원 68곳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성형외과 지원율은 157.1%였다. 70명 모집에 110명이 몰렸다. 조사 대상 중 정원이 미달된 곳은 없다.하지만 주어를 '재건성형'으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나도 언젠가는 ‘살인자’로 법정에 설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회의감이 든다.”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이 연루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5년 만에 ‘전원 무죄’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법정 구속되는 동료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의사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죄가 확정됐다는 소식에도 소아 환자를 보는 한 의사는 이같이 말했다.지난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의사 4명과 간호사
"이 사건 공소 사실은 기본적으로 추론에 근거하고 있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가능성은 배제하고 불리한 가능성만 채택하고 조합했다."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아 4명이 몇 분 사이 연달아 사망했다. 여론은 격앙됐고 담당 주치의는 구속됐다. 검찰은 의료진을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하며 과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와 상고가 이어졌지만 결과는 같았다. 전원 무죄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공소가 '추론'에 근거했고 의료진에게 불리한 부분만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에 떠밀려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