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복규/청년의사/292쪽/1만6000원

결핵·비결핵항사균(NTM) 분야 권위자인 고원중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동료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고 교수가 살아온 삶 때문이다.

고 교수의 죽음은 의료계에도 많은 파장을 불러왔다. 이 또한 그가 살아온 삶과 의학 분야에 남긴 성과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삶을 그린 책인 '참의가 고원중'이 발간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인 이화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권복규 교수는 의료윤리 연구자 시선에서 바라본 고 교수의 생애를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기술했다. 출생, 유년기, 학창시절을 시작으로 의료인으로서 본격적인 삶을 살아가던 시절을 가감없이 담았다.

저자는 그의 생애를 통해 한국 의료에서는 훌륭하고 뛰어난 의사일수록 희생당하기 쉽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이런 의사들을 보호하고 진정한 진료를 받기 원한다면 전 국민적인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추모집’이 아닌 개인의 일생에 관해 평론을 곁들인 ‘평전’에 가깝다. 저자는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고 교수의 친구, 후배, 동기 등 고인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들려줄 수 있는 지인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사진 등 관련 자료도 정리했다.

저자인 권 교수는 “오히려 의사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된 충분한 휴식과 치료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며 “고 교수는 그 계열에서도 가장 빛나는 업적을 남긴 희생자였다. 그러나 이런 희생은 이제 그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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