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청년의사] 최근 또다른 L양의 비디오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었다. 탤런트 L양이 매니저와 교제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단란한 한때를 담은 비디오가 필시 존재하리라는 추측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었다.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시작된 후 세인(世人)들의 이목은 온통 이른바 ‘문명의 충돌’에 집중되었지만 집요한 매니아들은 L양 비디오에 대한 희망을 아직도 접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줄 선각자의 거사(擧事)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주며 만인의 연인이라 여겨지는 여자 연예인들이 일부 악덕 매니저의 횡포에 ‘신음’ 하고 있다면 이는 우리 국민 모두의 불행이며, 또한 그녀들이 속칭 ‘노비문서’로 불리우는 비디오 때문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우리 국민 모두의 수치이다.

연예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한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우선 매니저 자격을 여성(女性)으로 제한하자는 의견이 있다. 여자 연예인과 여자 매니저 사이에 별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나온 얘기지만 권모술수(權謀術數)와 이합집산(離合集散)이 거듭되는 연예계의 생리를 고려하면 이 방법도 반드시 안전한 장치라고는 할 수 없다. 동성끼리의 애정관계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물론 이런 비디오가 나온다면 더 흥미를 가질 사람도 많다),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함정촬영’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해결책으로 모든 매니저의 친인척화(親姻戚化)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부모나 형제가 직접 매니저를 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안전한 방법이긴 하나 섭외나 흥행면에서 다소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주먹구구식의 방만한 매니지먼트로는 더 이상 수익도 인기도 누릴 수 없는 시대임을 상기한다면 이 방법 역시도 추천할 정도는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중용(中庸)의 성의(誠意) 편을 보면 신기독야(愼其獨也), 즉 군자는 그 홀로를 삼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소인일수록 혼자 있게 되면 착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되며 군자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조심한다는 내용으로 옛날 선비들이 모두 신독(愼獨)에 힘썼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몰카가 판치는 말세(末世)를 이겨내는 방법은 진실로 신독뿐이리라.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