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성우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여서 넘을 수 있었던 '금기'
"비뇨기과 간판 여전, 비뇨의학과로 바꾸자"

매년 전공의 지원율 최하위권에 머물던 비뇨의학과가 10년 만에 충원율 100%를 기록하자 한 의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꽈추형’이라 불리는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홍성우 대표원장이다.

홍 원장은 특유의 입담과 함께 성과 관련해 의학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전하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닉네임을 꽈추형이라고 지은 이유도 성을 조금 더 친근하게 다루기 위해서였다.

홍 원장은 공중파 방송에서 그동안 음지로 여겨졌던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의학적인 지식을 담아 '거침없이' 전한다. 이에 대중은 '열광'했고 자연스레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 이같은 꽈추형의 활약이 비뇨의학과 전공의 지원율 상승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홍 원장은 전공의 모집 기간에 우연히 방송 출연을 많이 해서 알려졌을 뿐 대한비뇨의학회가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했다. 홍 원장은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전공의 지원율 개선에 일조했다고까지 말할 수 없다"며 "비뇨의학회가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 덕분이 아니겠는가. 그저 방송에 출연하게 된 시기와 (전공의 모집 시기가) 우연히 맞은 것 뿐”이라고 했다.

청년의사는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홍성우 원장을 만나 꽈추형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일각에서 제기되는 ‘쇼닥터’ 의혹 등에 대해 물었다(사진제공: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청년의사는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홍성우 원장을 만나 꽈추형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일각에서 제기되는 ‘쇼닥터’ 의혹 등에 대해 물었다(사진제공: 닥터조물주 비뇨의학과의원).

비뇨의학과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건 홍 원장도 체감한다. 전공으로 비뇨의학를 선택하려 한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의대생이나 인턴이 부쩍 많아졌다.

홍 원장은 “메일이나 메시지로 비뇨의학과 전공을 생각하고 있다는 글을 많이 받는다. 동기나 선후배 중 대학교수들이 있는데 전화가 와서 인턴들한테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다"며 "다들 비뇨의학과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 그저 립서비스인 경우도 있지만 그런 말이라도 나오게 된 것은 큰 변화”라고 했다.

홍 원장은 “예전에는 인턴들한테 비뇨의학과에 오라고 권유하는 게 실례로 여겨졌다. 엄청 고생하고 인기도 없는 과에 오라고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지금은 많이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고도 했다.

홍 원장이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길을 걷게 된 이유는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과 쪽은 성향이 맞지 않아 외과로 지원하려던 터에 비뇨의학과가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답게 대형병원의 경우 비뇨의학과 수술이 워낙 많아 진료 수익도 높아서 눈길이 갔다는, '꾸미지 않은' 대답도 나왔다.

홍 원장은 “외과계를 지망했는데 정형외과에는 관심이 없었고 성형외과는 뽑는 인원이 너무 적어 불가능했다. 갈 수 있는 과가 별로 없던 상황에서 비뇨의학과가 눈에 들어왔다”며 “대형병원에서는 비뇨의학과가 수익으로는 거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밖에서는 이상한 과로 오해를 받지만 대형병원 내에서는 존재감이 크다”고 했다.

유튜브에서 시작된 '꽈추형' 돌풍…공중파로도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봉직의’로 살던 그가 방송계에 발을 내딛은 계기는 팟캐스트였다. 팟캐스트에서 홍 원장 특유의 입담으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 이어 지난 2021년 9월 구독자 114만명인 유튜브 채널 ‘BODA’에 나와 비뇨의학과 전문의로서의 경험담을 털어 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그가 출연한 영상 중에는 820만 조회수를 달성한 영상도 있다.

홍 원장은 “팟캐스트에서 이슈가 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 그래서 당시 근무하던 병원 유튜브 채널 등 여러 채널에 출연했다”며 “그러다 BODA에서 찍은 영상이 대박을 친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 활동으로 병원 측과 갈등이 생겨 병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닉네임인 ‘꽈추형’도 이 채널에서 탄생했다. 해당 채널에 출연하며 본인을 소개할 말을 찾다가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꽈추형’이라는 말이 대중에게 각인된 것.

홍 원장은 “영상에서 성기를 가르키는 말을 그대로 하기에는 심심했다. 재미를 줘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무의식적으로 ‘꽈추’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며 “영상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나를 소개할 말을 찾았는데 그 때도 무의식적으로 ‘꽈추형’이라는 말이 나왔고, 그대로 굳혀졌다”고 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여서 넘을 수 있었던 '금기'

그가 방송계에서 무수한 러브콜을 받는 이유 중 하는 '성'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친근하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성을 다루려면 엄숙해질 수밖에 없는데 그 틀을 홍 원장이 깼다. 이는 홍 원장이 방송인이 아닌 비뇨의학과 전문의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의사로서 의학적인 사실에 근거해 얘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원장은 성에 대한 금기를 깨려는 의도를 갖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저 평소 성격대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홍 원장은 본인을 지독한 ‘팩트(fact) 주의자’라며 “있는 그대로를 얘기하는 성격이다. 예를 들어 환자를 볼 때 친절하지만 실력이 없는 의사와 냉정해보이지만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해 말하고 실력이 좋은 의사가 있다면 후자가 더 좋지 않겠는가. 성격대로 솔직하게 말한 게 주목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처음 공중파 방송에 발을 내딛었을 때보다 표현의 제약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도 했다.

홍 원장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발기’나 ‘콘돔’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저 의학 용어일 뿐인데 의아했다. 심지어 ‘통편집’된 적도 있다. 생방송에서는 꽈추형이라고 소개도 못 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제작진들이 본인들이 끊을 테니 대본 상관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내가 말한 게 타당하고 문맥상 흐름이 괜찮으면 웬만하면 다 방송으로 나온다. 물론 좀 쌩뚱 맞게 야하다고 여겨지면 빠지기도 하지만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나 혼자만의 노력은 아니지만 방송계에서 남성의 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비뇨기과' 간판 사용하는 병원들…비뇨의학과로 바꾸자"

홍 원장이 방송에 나올 때마다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비뇨기과가 아닌 비뇨의학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비뇨의학과 전문의 중 예전 명칭인 비뇨기과를 그대로 사용해 의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남성질환이나 성병만을 다룬다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 2017년 비뇨기과에서 비뇨의학과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온라인에서 검색만 해봐도 ‘비뇨기과의원'이 많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비뇨기과라고 검색하면 비뇨기과 간판만 달고 있는 곳들이 많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이름은 본인이 정하는 건데 비뇨의학과로 변경된 만큼 비뇨기과를 쓰더라도 비뇨의학과와 함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비뇨의학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비뇨의학과에는 여성도 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비뇨기과 간판을 바꾸지 않는 곳을 보면 대나무 숲에서 혼자 외치는 것 같다”며 “터키도 튀르키예로 이름을 바꾸지 않았나. 돈이 들더라도 간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지나치게 솔직하게 말하는 탓에 의사의 권위를 실추시킨다는 지적과 ‘쇼닥터’ 논란이다.

홍 원장은 “그릇된 의학 정보를 선전하기 위해 방송에 나간 적은 없다”며 “방송도 예능 위주로 나가서 재밌게 이야기한 것뿐이다. 의사가 방송에 나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아 쇼닥터라고 한다면 방송에 출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방송이 즐거워서 많이 하고 있지만 보통 일주일 중 6일은 병원에 있다. 정말 중요한 방송의 경우에는 진료 시간을 줄이고 촬영한다”고도 했다.

"방송이 재밌다"는 홍 원장은 본인만의 '의학토크쇼'를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홍 원장은 “꽈추형만이 할 수 있는 성과 관련된 의학적인 토크쇼를 호스트가 돼서 꾸려보고 싶다. 기왕 시작한 거 칼을 뽑았으니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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