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C 2024, ‘유방암 가이드라인과 실제 진료 격차 해소’ 머리 맞대
벤자민 엔더슨 교수 “유방암 사망률, 재정지원과 접근성이 좌우”

전 세계 60개국 3,800여명의 유방암 전문가들이 참석한 'GBCC 2024'에서 유방암 가이드라인과 실제 진료 사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국가의 재정지원과 국립암센터와 같은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유방암 스크리닝을 통한 조기발견이 유방암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는 스크리닝에 필요한 재정에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이로 인해 치료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벤자민 앤더슨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GBCC 2024’ 유방암 정책세션에서 'Overview on the Treatment Diversity for Breast Cancer Worldwide(WHO)‘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전세계 유방암 치료의 다양성에 대해 소개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벤자민 앤더슨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GBCC 2024’ 유방암 정책세션에서 'Overview on the Treatment Diversity for Breast Cancer Worldwide(WHO)‘에 대해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벤자민 앤더슨 교수는 지난 26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GBCC 2024’ 유방암 정책세션에서 'Overview on the Treatment Diversity for Breast Cancer Worldwide(WHO)‘에 대해 발표했다.

GBCC는 이날 유방암 가이드라인이 생존율을 높이는데 집중돼 있지만 실제로 아시아 일부 나라들은 가이드라인을 못 따라가는 경우가 더 적지 않아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가이드라인과 실제 진료 사이의 격차 해소하기’라는 주제로 정책세션을 마련했다.

이날 WHO에서 2023년까지 비전염성 질병 부서 의료책임자로 재직했던 벤자민 앤더슨 교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 암 1위는 유방암”이라며 “비만, 음주, 신체활동, 호르몬 유지 등 유방암 요인 중 일부라도 조절할 수 있다면 유방암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앤더슨 교수는 “예방이 유효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국가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데 국가별 헬스케어시스템에 따라 이 또한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환자 본인부담이 높지 않거나 국립암센터 같은 기관이 있어야 한다. 즉 국가의 재정지원과 접근성이 유방암 정책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앤더슨 교수는 “일부 도서국은 그러한 점이 부족했다며, 이들 나라의 경우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앤더슨 교수는 스크리닝과 같은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앤더슨 교수는 “증상이 없는 45~74세 여성 1,000명을 연령별로 스크리닝 했을 때 그 중 7명에서 유방암이 발견됐다”며, “유방 주변에서 멍울이 만져지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발견율이 높아질 수 있기에 유방암 사망률을 줄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 이하 국가들은 사이드 이펙트만 경험하고 베네핏을 제대로 못 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치료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면서 “소득이 높은 나라 만큼은 아니더라도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losing the Gap in Radiotherapy Access in Asia’란 제목으로 아시아의 방사선 치료 접근성 격차 해소 방안을 발표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메이 링 얍 교수는 “아태 지역의 경우 암 발생률이 높다. 유방암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2045년까지 암 발생률은 아태 지역이 유럽보다 두배 정도 많다”고 했다.

얍 교수는 “방사선 치료에 있어서 유방암 가이드라인에 따라 치료를 했다면 15%가 컨트롤 가능하고, 생존율 면에서도 2% 가량 이익이 있었을 것”이라며 “특히 중저소득 국가일수록 방사선 치료를 통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65세 미만 환자들의 노동에 따른 생산성을 고려할 때 방사선 치료는 생명 이외에도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장비나 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10년 20년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더라도 비용을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장비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도 했다. 예를 들어 호주와 캄보디아를 비교하더라도 종양내과 의사 등 전문인력 수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것.

그는 “국가별로 전문인력 차이가 크게 난다”면서 “방사선 치료장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 교육도 중요한데 국가에서 트레이닝 해주고 싶어도 인력이 없다. 인력양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김희정 교수는 ‘Age and National Disparities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of Breast Cancer Patients’라는 주제로 유방암 환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연령 및 국가별 격차를 소개했다.

실제 수술에 대한 인디케이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방 부분 절제가 가능한데 전절제를 하는 나라가 많다든지, 복원 수술을 많이 못하는 나라가 있다든지 등 나라별로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

김 교수는 특히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 보존술(BCS, Breast Conserving Surgery)을 선호하는데 미국의 경우 의사의 권고나 추천이 중요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부터 유방재건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환자의 자율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는 툴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BRCA 유전자가 있는 30대 여성의 경우 임신을 안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 때 가임력 보존 상담을 해준다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젊은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임력 보존에 대한 상담을 제공해주고 있다. 환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자료 등을 제공해주고 임신 중 유방암이 발생할 경우 대처하는 방안,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일 등을 가르쳐 줌으로써 환자가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Decision Maid’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김희정 교수는 “과거 가임력 보존에 대한 상담이 없었을 경우에는 난자냉동 같은 난자 보관율이 2%도 안됐지만 교육자료를 만들고 상담을 제공한 이후에는 22% 정도로 늘었다”면서 “다만 상담은 현재 돈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일본처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담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년의사 자매지 코리아헬스로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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