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철 교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연내 신청 예견
"내년 1~2분기 중 렉라자 단독요법 허가신청도 진행할 것"
얀센, "허가 신청 및 예상 시점 언급 못해"...공식 입장 밝혀

최근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기반으로 한 MARIPOSA 임상시험의 성공을 알리면서, 국산 항암 신약의 첫 글로벌 진출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MARIPOSA 임상의 책임연구자인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가 '렉라자'의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타임라인을 예견해 귀추가 주목된다.

조병철 교수는 지난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발표된 MARIPOSA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소개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 렉라자'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가 지난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ARIPOSA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가 지난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ARIPOSA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당 기자간담회는 '렉라자' 혹은 '리브리반트' 제조사인 유한양행, 얀센과는 무관하게 조 교수 개인이 주최한 행사로, 최근 일각에서 MARIPOSA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저평가 해석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MARIPOSA 연구는 ESMO 2023 프레지덴셜 심포지엄(Presidential Symposium) 주제로 선정되며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바 있다.

하지만 본 행사 전 초록을 통해 MARIPOSA 연구의 무진행생존기간(PFS) 데이터가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실망감이 터져나왔고, 실제 이 같은 반응은 유한양행 주가 급락으로 반영됐다.

MARIPOSA 연구에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과 비교해 '리브리반트 + 렉라자 병용요법'이 보여준 PFS 연장 혜택(7.1개월)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화학요법과 병용해 FLAURA2 연구에서 보여준 혜택(연구자 평가 8.8개월, BICR 평가 9.5개월)보다 짧았다는 것인데, 이날 조병철 교수는 애초에 이 두 연구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못박았다.

조 교수는 "MARIPOSA 연구는 '리브리반트 + 렉라자 병용요법'이 환자에게 가져오는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모든 환자에서 뇌 MRI를 8주마다 찍는 것은 물론이고 복부와 흉부 CT도 기존 연구들에 비해 빈번하게 시행하도록 설계했다"며 "대규모 폐암 3상 임상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한 것은 MARIPOSA 연구가 최초이자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MARIPOSA 연구와 FLAURA2 연구를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세간의 평가를 일축했다.

즉, 빈번한 영상검사로 인해 질병의 진행 자체가 빠르게 모니터링 될 수밖에 없어, PFS 데이터가 다른 임상연구들에 비해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조 교수는 영상검사의 빈도를 FLAURA2 연구 디자인과 동일하게 설정했다는 가정 하에 환산된 PFS 데이터를 공개했는데, 그 결과 PFS 연장 혜택(9개월)이 FLAURA2 연구에서의 것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조 교수는 "MARIPOSA 연구든, FLAURA2 연구든 병용요법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PFS보다 전체생존기간(OS)"이라며 "현재 OS 데이터 성숙도가 동일한 수준에서 경향성이 보이는지가 중요한데, '리브리반트 + 렉라자 병용요법'은 강력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어 내년쯤 공개될 OS 데이터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날 '렉라자' 글로벌 진출의 신호탄이 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얀센이 연내 '리브리반트 +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허가 신청을 진행할 것이며, 내년 1~2분기에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한 허가 신청도 진행한다는 것이다.

한편, 얀센 본사는 "MARIPOSA 연구 결과를 향후 규제기관 허가 제출에 참고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허가 신청이나 예상 시점은 언급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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