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수도권 비율 조정에 인력난 우려↑
정원 10명 증원하고 30대 30 배정하기로
"총정원제는 수련병원-개원가 합의가 먼저"

대한비뇨의학회는 2024년도 전공의 정원을 10명 증원해 6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청년의사).
대한비뇨의학회는 2024년도 전공의 정원을 10명 증원해 6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청년의사).

비뇨의학과가 50명까지 줄였던 전공의 1년차 모집정원을 6년 만에 증원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균등 선발 방침에 따른 조치다.

대한비뇨의학회 박관진 수련이사(서울의대)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도 전공의 정원을 10명 증원해 "보건복지부에 정원 60명을 신청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30명씩 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뇨의학과는 지난 2017년 총정원제를 도입하고 기존 정원을 78명에서 50명으로 자체 감축했다. 감축한 정원은 수도권에 30명, 비수도권에 20명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뇨의학과 수요가 늘면서 상당수 수련병원이 "지원자는 많은데 인력은 부족한" 상황에 빠졌다. 장기간 전공의 정원을 배정받지 못한 일부 병원은 업무 부담에 젊은 전문의까지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가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조정하기로 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총정원제를 유지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25명씩 동등하게 배정하면 수도권 수련병원 인력난이 가중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6월 전국 77개 수련병원 비뇨의학과장과 학회 평의원 설문조사에서 81%가 전공의 미선발로 전문의가 당직과 응급실 진료를 보면서 '주간 진료 역량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진료 역량이 '5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도 30%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62%는 전공의 미선발이 계속되면 '개원 회원이 증가해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교수 요원이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비수도권 수련병원 진료 역량이 약화(53%)'되고 전공의 선발을 위해 '수련병원 간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52%)'고 봤다.

지난 6월 전국 수련병원 학과장과 학회 평의원을 대상으로 총정원제에서 전공의 미선발 병원이 지속될 경우 학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물을 설문조사 결과(자료 제공: 대한비뇨의학회). 
지난 6월 전국 수련병원 학과장과 학회 평의원을 대상으로 총정원제에서 전공의 미선발 병원이 지속될 경우 학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물을 설문조사 결과(자료 제공: 대한비뇨의학회).

박 이사는 "정원 50명을 유지하면 수도권 정원을 5명 더 줄여야 한다. 도저히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60명으로 늘려) 30대 30으로 나누는 방안을 정부에 냈다"며 "결과적으로 다른 학회에 비해 피해를 다소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증원 결정이 곧바로 총정원제 변경 또는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수련병원과 개원의·봉직의·전공의 간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수련 못하는 수련병원, 전공의 증원 고민 속 비뇨과 위기는 '진행형').

앞서 6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0%는 '수련병원에 부족한 전공의를 공급하기 위해 학회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가 전공의 공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한 회원 가운데 53%는 총정원제를 폐지하고 '78명 정원을 회복해 수련병원 자격만 되면 전공의 선발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했다. 전공의를 '5~10명 더 뽑아 지역 배분 불균형을 조절해야 한다'는 32%였다.

그러나 지난 9월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 53%는 '기존 전공의 모집(안)'을 지지했다. 총 정원 50명을 유지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25명씩 배정하자고 했다. 정원을 60명으로 증원하고 30명씩 배정하는 '신규 전공의 모집(안)' 지지자는 42%였다.

이에 대해 학회는 "총정원제 변경은 컨센서스를 모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개원의를 포함해 병원 봉직의와 전공의 등은 총정원제 변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학회는 (수련병원과) 양측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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