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교수들의 사직이 예고된 지난 25일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진료실 앞에 대자보가 붙었다. 자필로 쓴 대자보를 진료실 앞에 붙인 이는 장범섭 교수다. 장 교수는 뇌종양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뇌종양 치료를 해왔다.

장 교수는 대자보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는 정치적 이슈로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정부보다 현장에 있는 저희(의사)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장 교수는 의료계 반대에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로 인해 의학 교육 현장이 무너진 상황에서 “참된 의사를 교육하는 병원 교수로 있다는 것에 큰 회의감과 무기력함이 든다”며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장 교수는 “저의 또 다른 분신으로 환자들을 성심껏 대했다”며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막무가내 정책 추진에 환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누구말처럼 연봉 3~4억원은 어불성설이며 정부의 낮은 수가로 5분 진료만 가능하다. 이런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2,000이라는 숫자에 목맨 증원은 의료재정을 고갈시키고 불필요한 진료로 환자들은 제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전문의 취득 후 6년째 매년 계약하는 진료교수로 현 정부의 이런 태도는 힘 빠지게 하고 진료를 소극적으로 하게 한다”고도 했다.

장 교수는 “불혹의 나이에 얻은 각종 질병과 함께 개인 생활을 희생 하면서도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련하게 살아온 모습이 오히려 어리석었던 것 같다”며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고듭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