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연결고리 약해 진료·처방 안 돼
의대 교육과정 포함해 학문 기반 마련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의학적 연구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의학적 연구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디지털 치료제가 의료 일부로 녹아들려면 이를 연구할 의학 연구 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포함하고 의사들이 디지털 치료제를 접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광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한국법제연구원 이슈페이퍼에서 공개한 '디지털 치료제 규제 이슈와 시사점'에서 의료계의 낮은 디지털 치료제 수용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제안했다.

의료 분야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의사의 디지털 치료제 수용성은 정부나 환자보다 떨어진다. 진료 과정에 디지털 치료제를 접목하기 어렵고 수가나 인센티브 등 보상 체계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의료계에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전문적인 교육 과정과 전문가 집단이 부족한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학문적 기반이 없으니 "디지털 치료제 신뢰성을 높이고 임상 활용을 늘릴" 계제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한국원격의료학회가 진행한 디지털 치료제 수용성 조사에서도 의사 63.1%는 디지털 치료제의 '임상적 효용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디지털 치료제 처방은 '귀찮고 진료가 번거로울 것 같다(26.1%)'고 여겼다. 6.3%는 디지털 치료제처럼 '새로운 치료법을 알아 볼 시간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의사는 의대 교육 과정에서 학습하고 의학 연구와 논의를 거쳐 축적된 지식에 따라 진료와 처방하길 선호한다"며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들이 이런 '암묵적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과 연결고리가 없거나 관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는 의사가 일부에 그친다. 의학 연구 대상으로 인식되지 않으니 하나의 분파로서 학문적으로 인정받고 발전하기 어렵다"고 했다.

따라서 디지털 치료제 수용성을 높이려면 의료계 내에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학문적 기반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다양한 시범사업으로 의사가 디지털 치료제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의대 교육과정에 디지털 치료제를 비롯해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내용을 포함해 학문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반이 마련됐을 때 의료계 안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단점이나 부작용을 극복하고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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