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나군호 헬스케어연구소장 ‘HiPex 2023’서 발표
"초거대 AI, 의료인에 도움돼야 성공 한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치료제와 원격의료가 산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조언이 나왔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은 2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에서 열린 HiPex 2023(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23, 하이펙스 2023)에서 ‘초거대 인공지능, 헬스케어에는 어떻게 적용될까?’란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군호 소장은 먼저 “의료는 크게 약을 활용하는 내과와 수술을 활용하는 외과가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이 중 어디에 속해있는지 모르겠다”며 “결국 '(디지털치료제) 앱을 다운로드 할 것인가, 앱을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할 것인가, 비용을 3개월 이상 지불할 것인가’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하면 (디지털치료제) 사업모델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디지털치료제 서비스가) 미국 FDA 승인과 수가까지 받았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며 “서비스는 계속 나오겠지만, 결국 시장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내가 만나지 못하는 의사에게 정보를 노출하고 처방전을 받는 것에 부정적이다. 성공한 나라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나 소장은 “(현재의 원격의료는) 초진 후 얼굴을 알고 있는 의사에게 재진을 받을 때 (효용성이) 있는 정도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자사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버를 통해 의료 현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나 소장은 “의료와 건강은 한국어로 소비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네이버에게도) 분명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사내에 지속적으로 개진하고 있다”며 “병원업계에서는 현장에서 수없이 많이 받아야 하는 동의서 문제를 인공지능이 해결해 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 무수히 많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헬스케어 접목을 위해) 지금은 종합병원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자체 전산시스템과 EMR이 있기 때문”이라며 “1~2차 병원들은 클라우드시스템 등이 없어 어려운 환경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나 소장은 결국 초거대 인공지능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의료인에게 도움을 주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 소장은 “세계적 대기업 중 아마존이 헬스케어 관련 많은 사업을 진행했지만 현재 제대로 (정착)된 건 없다. 하지만 계속 시도할 것이다. 애플도 아직은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진 않았지만, (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인공지능과 헬스케어 시장의 접목은 언제가 올 미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진료실에 스피커를 놓거나, 데이터를 끌어오는 방식만으로는 의료인의 반발만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소장은 “(초거대 인공지능과 헬스케어를 접목한) 비지니스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들을 실질적으로 도와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의료인의 조언을 듣지 않고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