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다인 ‘레론리맙’ 개발 지연에 계약 조기종료
3200억 규모 매출 기대효과 상실…회사는 말 아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텍 사이토다인과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고객사인 사이토다인의 신약 개발 실패와 계약금 미지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일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 5일 사이토다인과의 CMO 계약이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당초 양사가 합의한 계약 종료일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이었으나 4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밝힌 계약 조기 종료 사유는 ‘계약 서비스 이행 완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기(旣) 공시된 계약금액에 대한 당사의 고객사 서비스 의무사항을 이행 완료함에 따라 추가적인 진행 사항이 존재하지 않아 조기에 계약을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CMO 계약은 지난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사는 약 3,127만 달러(약 411억원) 규모의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후보물질 ‘레론리맙(Leronlimab)’ C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8년 매출액의 6.63%에 달하는 규모였다.

계약 체결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이토다인이 레론리맙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확정 최소보장 계약금이 오는 2027년 약 2억4,611만 달러(약 3,236억원)로 증가하며, 고객사 수요 증가 시 협의 후 확정 최소보장 금액이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양사는 이듬해인 2020년 계약 조건을 변경하며 확정 계약 금액을 기존 약 3,127만 달러에서 1,895만 달러(약 249억원) 증가한 약 5,022만 달러(약 660억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18년 매출액 대비 비율도 10.65%로 상승했다.

그러나 양사의 협력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이토다인이 재정난을 겪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이토다인은 현재까지도 코로나19, HIV 감염증에 대한 레론리맙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번 계약 조기종료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예상한 3,200억원 규모의 장기 매출 기대효과를 상실하게 됐다. 앞서 사이토다인이 연체한 계약 대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령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에 대한 청년의사 문의에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공시 외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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