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 “협상 창구도, 출구전략도 없다”
“용산 입장 변화 관건이지만 그런 일 없을 듯”

고려대안암병원 박종훈 교수는 23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주최한 미디어포럼에서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청년의사).
고려대안암병원 박종훈 교수는 23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주최한 미디어포럼에서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청년의사).

전공의와 학생들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박 교수는 2020년 의사 집단행동 여파로 조직이 무너졌고 이는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기도, 출구전략을 수립하기도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사태를 해결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요원해 보인다고 했다.

박 교수는 23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포럼에서 “이번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의료대란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현재 전공의들은 의학과(본과) 3·4학년 때 의사국가시험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그때 이들을 투쟁 전면에 내세웠던 당시 의료계에서는 그 누구도 책임을 져주지 않았고 방치됐다”며 “지금 병원을 나간 전공의들을 컨트롤할 기구도 의료계 내 존재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선동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처음부터 완강”했고 전공의와 의대생 조직은 와해된 상태여서 그들이 ‘투쟁’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와해된 조직이 더 무서웠다.”

박 교수는 “협상 창구가 없고 나가 있는 전공의가 누구 말을 듣고 언제 들어갈지 출구전략 없이 일단 나와 버렸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돌아오려면 정부, 특히 용산(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관건이지만 아무리 봐도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의사 생활 3분의 2가 투쟁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내가 민주노총 출신인지 의사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투쟁이고 늘상 듣는 게 의권쟁취”라며 “어떻게 된 나라가 이렇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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