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휴진 결의 예의주시하는 병원들…참여 규모 예상은 엇갈려
'빅5'도 속속 휴진 동참…"의료계 뭉쳐 대정부 협상력 높이자"
휴진 규모보다 중요한 건 정부 태도 변화…"政, 시간만 죽이지 말길"

서울대병원에서 시작한 '무기한 전면 휴진' 결의에 합류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빅5'도 휴진 의지가 모이고 있다(ⓒ청년의사).
서울대병원에서 시작한 '무기한 전면 휴진' 결의에 합류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빅5'도 휴진 의지가 모이고 있다(ⓒ청년의사).

서울대병원이 던진 '무기한 전면 휴진' 파문이 대학병원 전체로 퍼지고 있다. 서울 지역 대형 대학병원인 '빅5'는 물론 국립대병원인 충북대병원과 전남대병원도 휴진을 결의하면서 실제 휴진 참여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교수들이 가장 먼저 '전면 휴진'을 선언한 서울대병원은 오는 17일 실제 휴진 규모가 크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김영태 원장도 휴진 참여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13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휴진 참여율이 높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환자 진료 조정 건수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지켜보고 있다. (전체 휴진을 결정하는) 병원이 늘어나서 대학병원들 전체 분위기가 바뀌면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교수가 개인적으로 연차를 내는 것까지 병원이 가로막을 수는 없다. 분원 등도 병원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했다.

국립대병원으로는 두 번째로 무기한 휴진 결의가 나온 충북대병원은 우선 오는 18일 하루 휴진 참여율이 "최소 30%는 넘으리라" 보고 있다. 충북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매주 진행하는 금요일 휴진보다 참여자가 늘어나리란 판단이다.

병원 관계자는 "무기한 휴진은 아직 예고가 나오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 병원으로서는 진료 일정 조정 등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더 구체적인 윤곽은 실제 휴진 전날(17일)은 돼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예상 휴진 참여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환자 불편이나 혼란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빅5'로 번지는 무기한·전면 휴진…총궐기대회 참여 열기도 ↑

서울대병원 결의에 다른 '빅5'도 속속 휴진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휴진 병원이 늘어날수록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예측처럼 "이번에는 제대로 뭉치자"는 분위기다.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 주최 의료계 총궐기대회를 향하는 교수 행렬도 길어질 전망이다.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는 세브란스병원 A 교수는 "교수들 분위기가 강경하다. 의협 전면 휴진일에 맞춰 18일 하루 휴진하고 총궐기대회까지 참여하겠다는 교수가 많다.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휴진일까지 얼마남지 않아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환자와 진료 일정을 조정해야 할 것 같다. 상황이 이런 만큼 어떻게든 의료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인 B 교수는 "교수들의 (휴진) 참여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18일에 휴진하고 총궐기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교수가 많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처럼 서울아산병원 역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B 교수는 "돌아오는 주말에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며 "대학병원들과 연대해 힘을 키워야 정부와 협상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C 교수는 "우리 병원도 18일 휴진으로 내부 의견이 모인 것 같다"며 "단 구체적인 휴진 참여율은 가늠이 안 된다"고 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김성근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수 70~80%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날 총궐기대회에 참여하겠다는 교수도 많다"며 "과별 차이는 있어도 신규 환자를 안 받으면 진료 일정 조정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휴진 참여율보다 "휴진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병원이 휴진에 들어가기 전에 정부가 (휴진하지 않도록 방법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가 그저 시간만 죽이는 듯해 우려스럽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