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철 영남대병원장, "의료공급만 확대? ‘국립대병원’ 쏠림 발생" 경고
원주세브란스 김익용 교수 “민간병원 지원 빠진 정책 패키지 기대 안해”

지역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정작 핵심이 돼야 할 환자 의료이용 제한 방안을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청년의사). 
지역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정작 핵심이 돼야 할 환자 의료이용 제한 방안을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청년의사).

지역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정작 지역의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자 의료이용 제한 방안 없이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영남대병원 신경철 원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4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빅5 수준으로’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신 원장은 “정부가 국립대병원 역량을 빅5병원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하지만 이는 모순”이라며 “빅5병원 운영의 목표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진료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권역책임의료기관과 빅5병원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정부가 지역의 국립대병원을 지역 완결형 의료를 제공하는 컨트롤 타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의사를 늘린다고 하니 진료 능력은 향상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의료 수요는 (환자들에게) 다 풀어놨다. 즉 진료 권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지방 국립대병원을 빅5병원 수준을 끌어 올리겠다는 내용 속에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건지, 수요를 컨트롤해 지역 필수의료를 하겠다는 건지 애매하다”며 “(수요를 컨트롤 하지 않고) 의료공급만 무한정 확대한다면 국립대병원도 지금의 빅5병원처럼 의료 쏠림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정부의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대책 속에는 민간병원 활용 방안을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원장은 “국립대병원을 최종 중증치료의 정점으로 두고 있지만 민간병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계획을) 찾을 수가 없다”며 “결국 민간병원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업는 구조가 된다. 민간병원들이 중증 필수의료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신 원장은 “의료 인프라를 확대하거나 의사 총 정원을 늘려 해결하기는 쉽다”며 “그러나 이것으로는 안 된다. 비정상적인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각 병원들이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줘야 한다. 과연 빅5병원 형태가 우리나라 지역의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날 종합토론 플로어에서 원주세브란스병원 외과 김익용 교수는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국립대병원 위주 정책이 대부분”이라며 “(민간병원은) 전혀 지원이 없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역 대학병원에 안 가는 이유는 진료 수준이다. 지역 정치인들도 (건강) 문제 생기면 강원도 내 어느 병원 찾아가겠느냐 물어보면 서울로 가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에게 1~3차 의료전달체계를 거쳐 병원에 가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패키지 솔직히 기대 안하고 있다. 국민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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