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에만 매몰된 현 상황을 지적하며 정부와 의료계가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또다시 제기됐다.

한국의약평론가회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 본질은 필수의료 공백을 막고 지역의료를 활성화시키는데 있음에도 논의가 의대 증원에만 몰입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에 나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활성화라는 원칙에 입각한 필요와 충분조건을 도출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의약평론가회는 “의료개혁 목표는 필수의료의 확충이다. 이 문제는 의사 수 확대에 있는 게 아니라 현재 있는 의사들부터 필수의료 영역으로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있다”며 “힘든 분야를 현실적으로 보상하고 동시에 의료사고나 분쟁 위험에서 벗어나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급격한 의대 정원 확대로 의학교육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약평론가회는 “의학교육 전문가단체에서 제기한 것처럼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의학교육 부실화를 초래할 개연성이 농후하다”며 “의사인력 양성은 대한민국 의료의 백년대계고 나아가 국가 비전과 미래 전략이란 거시적인 안목에서 심층적으로 연구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약평론가회는 “현재 상황에서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휴학이 결정된다면 젊은 의사들은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를 분절시키는 심각한 사태를 불러 온다”며 “이대로 전공의와 의대생 수업과 수련이 중단된다면 내년부터 전문의 수급 대란은 자명하고 수련과 의학교육 혼란도 불가피해진다”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하는 정부를 향해 “의사 수만 늘리면 마치 모든 의료현안이 해결될 것처럼 홍보에 치중해 환자와 의사를 갈라치기 하는데 열 올리는 정부의 태도는 거둬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사태의 조기 종결을 위해 의사지도부가 중지를 모아 정부와의 대화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약평론가회는 의사평론가와 약사평론가들이 모인 친목단체로 1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제14대 회장은 현대병원 김성덕 의료원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