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이길여 총장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 총장은 8일 의과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나에겐 여러분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자식들이다. 나의 아들, 딸들이 열심히 수련을 받아 우리나라 의료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은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이다. 그런데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 총장은 “예전에 같이 공부하던 남학생들은 6·25 전쟁 시 학도병으로 나가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 나는 그들 몫까지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치열하게 공부해 의사가 됐지만 그건 나의 노력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책임을 다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의사로서의 길을 선택한 이상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숭고하다.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사회적 책임도 뒤따른다”며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상황에라도 환자를 포기해선 안 되며 환자를 위해 기꺼이 나의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하며 학업을 이어가며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장은 “여러분은 우리나라 의료계를 책임질 귀중한 인재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엄청난 공부의 양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수련받아 왔다”며 “지금의 상황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코로나19 와중에도 우리는 책을 놓지 않았다. 미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며 “그것을 믿고 여러분은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며 의견을 개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돌아올 때 위급 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는 환자와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캠퍼스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