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웅한 교수, “돈 보다 명예 있고 자부심 갖게 해줘야”
소아심장 전문의 전국 15명 남짓 전부…“필수의료 하려는 환경 必”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의사 수를 늘리는데 앞서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 유입이 되도록 환경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의사 수를 늘리는데 앞서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 유입이 되도록 환경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의료개혁을 통해 필수의료를 살리겠다지만 현장에서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로 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의사 수를 늘리기에 앞서 “필수의료를 서로 하려고 싸우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국에 소아심장을 보는 소아흉부외과 전문의는 15명 남짓 남았다. 후학 양성도 어려워 15명 남짓 남은 소아흉부외과 전문의가 은퇴하면 우리나라에는 소아심장 수술을 할 의사가 사라진다.

김 교수는 필수의료로 인력이 유입되려면 자부심을 갖고 의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정부가 “의사들의 자부심마저 무너뜨린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이런 현실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의사들을 돈만 아는 집단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필수의료를) 할 동기는 없다”며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자부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의료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의사를 늘려도 필수의료까지 (인력이) 올 수 없다”며 “힘들게 살지 않아도 돈 벌 방법이 많고 리스크가 너무 높다.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시스템은 유지될 수 없다”고도 했다.

필수의료가 유지되려면 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 보상 등 의료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의사 행위에 대한 수가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 내가 하는 수술의 50%는 수술료가 없다. 새로운 수술이 나오고 수술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수술료는 몇 십 년 전 수술료에서 약간 오른 정도”라며 "그러니 내가 수술을 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을 듣는다. (병원이) 손해를 본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니 우리나라는 어린이병원을 만드려고 하지 않는다. 국립대병원의 어린이병원들도 정부 지원을 받아 어른을 치료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립병원이 서로 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고 싸울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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