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웅한 교수, “돈 보다 명예 있고 자부심 갖게 해줘야”
소아심장 전문의 전국 15명 남짓 전부…“필수의료 하려는 환경 必”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의사 수를 늘리는데 앞서 필수의료 분야로 인력 유입이 되도록 환경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https://cdn.docdocdoc.co.kr/news/photo/202404/3016553_3018410_2848.jpg)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의료개혁을 통해 필수의료를 살리겠다지만 현장에서는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로 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의사 수를 늘리기에 앞서 “필수의료를 서로 하려고 싸우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국에 소아심장을 보는 소아흉부외과 전문의는 15명 남짓 남았다. 후학 양성도 어려워 15명 남짓 남은 소아흉부외과 전문의가 은퇴하면 우리나라에는 소아심장 수술을 할 의사가 사라진다.
김 교수는 필수의료로 인력이 유입되려면 자부심을 갖고 의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정부가 “의사들의 자부심마저 무너뜨린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이런 현실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의사들을 돈만 아는 집단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필수의료를) 할 동기는 없다”며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자부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현재 의료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의사를 늘려도 필수의료까지 (인력이) 올 수 없다”며 “힘들게 살지 않아도 돈 벌 방법이 많고 리스크가 너무 높다.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시스템은 유지될 수 없다”고도 했다.
필수의료가 유지되려면 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 보상 등 의료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의사 행위에 대한 수가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 내가 하는 수술의 50%는 수술료가 없다. 새로운 수술이 나오고 수술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수술료는 몇 십 년 전 수술료에서 약간 오른 정도”라며 "그러니 내가 수술을 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말을 듣는다. (병원이) 손해를 본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니 우리나라는 어린이병원을 만드려고 하지 않는다. 국립대병원의 어린이병원들도 정부 지원을 받아 어른을 치료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립병원이 서로 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고 싸울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