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내과 A교수 ‘장 폐색’ 증상 수술 후 전원에도 끝내 세상 떠나
망연자실한 의료계 “몸도 힘들지만 마음 힘들어…우울감에 괴로워해”

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A교수가 최근 당직 근무 중 사망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침통해하고 있다(사진출처: 게티 이미지).
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A교수가 최근 당직 근무 중 사망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침통해하고 있다(사진출처: 게티 이미지).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밤샘 근무와 외래진료를 이어오던 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사망 소식에 의료계가 침통해 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A교수가 최근 당직 근무 중 장 폐색 증상을 호소해 응급수술 후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됐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부산대병원 안과 교수 사망에 이어 한 달이 채 안 돼 날아온 또 다른 비보에 의료계는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교수는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마주하는 지금 너무 괴롭다”며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교수는 “몸도 힘들지만 마음이 너무 힘들다. 다들 우울감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B교수는 “돌아가신 교수님들과 비슷한 연령대라 남일 같지 않다”며 “부고를 받아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환자를 보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자부심으로 버텨왔지만 교수를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실제 전공의 사직 이후 대다수 교수들이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몰려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교수 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 교수가 40.6%에 달했다. 100시간 이상 근무자만 16%였다.

24시간 연속 근무 다음 날 주간 휴게 시간을 보장받은 교수 역시 14.4%에 불과했다.

스트레스 인지 정도를 4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교수 98.7%가 스트레스 정도를 ‘14점 이상’으로 평가했다. 또한 우울증 선별 검사에 참여한 교수 518명 중 89.2%인 462명이 본인 상태를 ‘2점 이상’으로 평가했다. 우울증 의심 단계다.

이에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개최한 7차 총회에서 외래와 입원환자 진료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의결했다.

전의교협은 “장기간 비상 의료 상황에서 교수들은 정신적·신체적 한계로 외래와 입원환자에 대한 진료가 재조정 될 수밖에 없다”며 “각 대학별·과별 특성에 맞게 진료를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