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안윤혜 교수, 중환자실 근무 현실 토로
"의료 행위의 100%는 유지해야 병원 인력 구조 개선 가능"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안윤혜 교수는 수가를 인상해 달라는 의사들의 요구가 월급 인상이 아닌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안윤혜 교수는 수가를 인상해 달라는 의사들의 요구가 월급 인상이 아닌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

의사들의 수가 인상 요구가 월급 인상을 위한 게 아니라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입원의학센터 안윤혜 교수(내과)는 지난 2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의료진들이 자부심을 갖고 중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토로했다.

안 교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환자를 도와주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특권’이라며 “환자가 어려울 때 곁에 있을 수 있다는 특권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껴 중환자실 근무를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의사들이 중환자실 근무를 선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더 편한 길이 있는데 ‘열정페이’로 고생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후배들이 이 길을 따라가기에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먹고 살아야 하는데 더 쉽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그 길로 빠질 수밖에 없다”며 “‘열정페이’를 받고 하던 사람들도 지치면 편한 길을 찾아 떠난다. 선배들이 다른 일을 하고 있고 남아있는 이들도 일에 절어있는 것을 보면 후배들이 과연 이 일을 선택할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가를 인상해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의사들의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의료 행위를 해도 수가가 없거나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가 책정된 상황에서 병원도 손해를 볼 수 없으니 중환자를 돌볼 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에 수가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에 따르면 12병상의 내과계 중환자실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11명의 전문의가 근무해야 적절한 근무 시간을 유지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

안 교수는 “복와위(prone positioning)라고 환자를 엎드린 자세로 유지시키는 치료법이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수가가 없다. 게다가 중환자실의 환자는 최중증 환자로 더 많은 전문의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서울대병원의 수백개의 병상 중 내과계 중환자실 병상은 12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수가를 올려달라고 하는 것은 의사의 월급을 올려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치료를 시행할 때 들어가는 비용의 100%가 지급돼야 병원도 손해가 나지 않는다. 손해가 나지 않아야 전문의의 손길이 필요한 중환자실 환자 진료를 전공의가 맡는 기이한 인력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상운영체계를 하면서 만든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이름을 ‘ICU 팀’으로 지었다”며 “중환자실은 팀으로 운영돼야 한다. 앞으로도 팀의 일원으로서 근무할 수 있는 미래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