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닌 일을 하라”는 대전협 박단 위원장 글에 ‘발끈’
단톡방에 “집행부와 전공의 문제 불개입 논의하겠다”
의협 "집행부 논의 없다. 전공의 위해 적극 나서겠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11시경 지지자 등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의협이 전공의 문제 더이상 신경끄고 손 뗄까요?"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11시경 지지자 등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의협이 전공의 문제 더이상 신경끄고 손 뗄까요?"라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이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임 회장을 비판한 SNS 글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만 앞세우고 있다며 “이제는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하지 않을지”라고 비판했다. 의협이 의대 교수단체들과 연석회의 결과를 발표한 직후 올린 글이다. 의협은 이날 새로운 대정부 요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의협 중심 단일창구’를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글에 임 회장은 ‘발끈’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오후 10시경 자신을 지지하는 전공의 등이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톡방’에 박 위원장의 글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의협이 전공의 문제 더 이상 신경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불쾌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일부터 시작한 ‘긴급을 요하는 전공의 생계 및 법률 지원 사업’을 거론하며 “해당 업무 이사는 의협에서 밤낮없이 살다시피 하고서 죽어라고 지원해줬더니 고맙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컴플레인만 가득”이라며 “왜 내가 내 몸 버려가며 이 짓 하고 있나 싶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어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맡기고 손 떼고 싶다”며 “집행부와 의협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 진지하게 논의하겠다. 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푸는 게 맞다”고 했다.

대전협 투쟁 기금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임 회장은 “대전협에 물어보라. 2000년과 2020년 선배들이 걷어준 성금은 어디에 있고 규모가 어떤지”라며 “이번에도 의협이 개입하는 거 원치 않는다면서 4억원 달라고 공문을 보냈더라. 쌓아 놓은 돈은 어디에 두고,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중간 착취자라고 욕은 하고 중간 착취자들이 준 돈은 받느냐”고 했다.

그러나 의협은 전공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정식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14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집행부에서 (불개입) 논의를 하지 않았다. 그런 논의를 할리 만무하다. 다만 의협이 전공의를 위해 관련 행보를 보여도 박 위원장 측에서 항상 그렇게 (상의한 적 없다는 식으로 발언)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만 (임 회장이) 발언한 것"이라면서 "절대 전체 전공의를 향한 메시지가 아니다. 의협은 앞으로도 회원인 전공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SNS 에 게재한 내용에 대해서도 "양측 오해로 빚어진 일이다. 의협은 전공의 복귀를 조건으로 정부와 협의하려는 게 아니다. 이날 입장은 어디까지나 집단 휴진 중단 조건을 다룬 것"이라면서 "의협은 전공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으로 정부와 협상하거나 합의하지 않는다.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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