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정진행 교수, 日 의사수급체계 연구 발표
필요 의사 수 파악하는 '의사편재지수'에 노동시간 등 포함
기초지자체에 필요한 의사 수 산출해 현실적 목표 세워
![의사 인력을 수급체계 마련을 위해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https://cdn.docdocdoc.co.kr/news/photo/202405/3017247_3019204_2738.jpg)
의사 인력 수급 관련 일본에서 필요 의사 수를 산출하고 지역에서 활용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교실 정진행 교수는 지난 10일과 13일 개인 SNS를 통해 일본이 부족한 의사 수를 추계하는 방법, 지자체에서 의사 확보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을 분석 공개했다. 정 교수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부족한 의사 수를 확보하기 전 현 의료시스템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역별로 의사가 어떻게 편재돼 있는지 분석한다.
전국적으로 편재돼 있는 의사 수를 파악한 후 한국의 광역지방자치단체 격인 각 도도부현별로 의사종합계획을 세워 부족한 의사 수를 확보하도록 한다. 이 때 활용되는 것이 '의사편재지표'로, 지역별 의사 수 충족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일본 정부는 의사편재지표를 산출하기 위해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뿐 아니라 의사 상황과 환자 수, 지역주민 수요 등을 반영한다.
대표적으로 반영되는 수치 중에는 '표준화 의사 수'가 있다. 이는 의사를 성별, 연령뿐 아니라 수련 정도에 따른 계급으로 구분해 총합한 후 이를 다시 의사 평균노동시간과 성별, 연령, 계급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다.
또한 '지역 기대 수료율'이 포함된다. 지역 기대 수료율은 지역 주민이 기대하고 있는 의사 수 수준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이를 산출하기 위해 1년에 한번 전국 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조사'를 실시한다.
지자체별로 의사 확보 방안을 마련할 때에는 의사편재지표를 적극 활용한다.
정 교수는 이와테현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이와테현 보건의료계획 2018-2023’과 ‘이와테현 의사확보대책 액션플랜(2005)’을 토대로 일본 지자체가 의사편재지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개하기도 했다.
의사편재지표상 이와테현은 47개 도도부현 중 47위를 자치할 정도로 의사 충족률이 매우 부족한 지역에 속한다. 그러나 이와테현 내에서도 각각 사정이 다르다. 현청이 있는 모리오카(盛岡)시의 경우 전국 335개 지방기초자치단체 중 의사편재지수 70위를 차지해 ‘의사다수구역’으로 분류된다. 반면 나머지 지역은 ‘의사소수구역’으로 분류된다. 지역 내에서 의사의 편재된 정도를 세분화해 파악하는 것이다.
이에 이와테현은 현 전체의 목표를 지역 내 의사소수구역을 중위 33.3% 수준까지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의사를 현원 2,817명에서 2036년까지 419명 늘린 3,234명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각 지역별 필요 의사 수 등을 파악해 도출된 수치로 지역별로 7명부터 25명까지 제각각이다.
이에 정 교수는 일본의 경우 의사 수급 계획을 수립할 때 우리나라처럼 단순하게 의사 인원수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정교하게 계산하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일본은 필요한 의사 수를 무조건 인원수로만 계산하지 않고 성별, 연령 등 의사의 상황에 따른 평균적인 노동시간을 반영해 의사가 의료에 투입되는 총량을 정교하게 계산한 후 산출한다”며 “또한 의료 수요에 대한 산술적 계산을 넘어 지역주민의 요구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확보에서도 점진적·소수적 증감 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광역뿐 아니라 기초지방자치단체까지 필요한 의사의 수를 각각 산출하고 있다”며 “100명 단위, 1,000명 단위로 떨어지는 한국과 달리 실질적인 필요에 따라 7명, 14명 등 현실성 있는 목표를 설정해 실현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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