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3] 조기 유방암 대상 '키스칼리'의 NATALEE 연구 결과 발표
광범위 2기 이상 환자에서 내분비요법과 병용해 재발 위험 25% 낮춰
고위험 대상 '버제니오'에 더해 광범위 환자에서 CDK4/6i 역할에 쐐기 

[시카고=김윤미 기자] 노바티스가 개발한 CDK4/6 억제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가 릴리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에 이어 호르몬수용체 양성(HR+)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내분비요법과의 병용으로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특히, 버제니오는 림프절 양성인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을 입증했다면, 키스칼리는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를 포함해 광범위한 2~3기 환자에서 재발 위험을 낮추며 조기 환자에서의 CDK4/6 억제제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UCLA 존슨 종합 암센터 데니스 J. 슬래먼(Dennis J. Slamon) 박사가 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진행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키스칼리'의 대규모 3상 임상 NATALEE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UCLA 존슨 종합 암센터 데니스 J. 슬래먼(Dennis J. Slamon) 박사가 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진행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키스칼리'의 대규모 3상 임상 NATALEE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UCLA 존슨 종합 암센터의 임상/중개 연구 책임자인 데니스 J. 슬래먼(Dennis J. Slamon) 박사는 2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진행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에서 호르몬수용체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스칼리 보조요법을 평가한 대규모 3상 임상 NATALEE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아형이다. 슬래먼 박사에 따르면, 2기 HR+/HER2- 유방암 환자의 약 3분의 1은 표준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하며, 3기 환자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스칼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직 림프절 전이가 없는 단계(N0)를 포함해 2기 이상인 HR+/HER2-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후 보조요법으로 내분비요법과 병용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에는 재발 위험이 있는 2~3기 HR+/HER2- 남성 및 폐경 전후 여성 총 5,101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내분비요법 + 키스칼리' 병용군(2,549명)과 내분비요법 단독군(2,552명)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 받았다. 키스칼리 보조요법은 통상 전이성 암에서 사용되는 600mg이 아닌 400mg 용법으로 3년간 투여됐다.

CDK4/6 억제제의 치료 기간을 연장하면 세포의 복제 및 분열을 막고 남아있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키스칼리의 효능은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치료 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투여 용량은 400mg로 감량한 것이다.

데이터 컷-오프(cut-off) 시점에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은 34개월로, 키스칼리 투여군의 20.2%가 3년 치료를 완료한 상태였으며, 56.8%는 2년 치료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참가자의 74.7%(키스칼리 병용군 1,984명, 내분비요법 단독군 1,826명)가 데이터 컷-오프 시점에 치료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1차 평가변수로 침습적무질병생존율(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을 평가한 결과, 내분비요법에 키스칼리를 추가하면 iDFS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분석 기간 동안 총 426건의 iDFS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키스칼리 병용군에서는 189건(7.4%)이 발생한 반면,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는 237건(9.2%)이 발생했다. 3년 iDFS 비율은 키스칼리 병용군에서 90.4%,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 87.1%로, 키스칼리를 추가하면 재발 위험이 전반적으로 25% 감소했다.

이 같은 효과는 하위 그룹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무재발생존율(recurrence-free survival, RFS), 원격무질병생존율(distant disease-free survival, DDFS)에서도 키스칼리 투여군이 더 유리한 결과를 보여줬다.

키스칼리 투여군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부작용은 호중구감소증과 관절 통증이었다. 위장관 부작용과 피로감은 키스칼리 투여군에서 발생 비율이 낮았다.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부작용은 관절통과 안면홍조였다.

데니스 J. 슬래먼(Dennis J. Slamon) 박사
데니스 J. 슬래먼(Dennis J. Slamon) 박사

슬래먼 박사는 "현재 승인된 표적 치료제는 HR+/HER2- 조기 유방암 진단을 받은 소수의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며 "여전히 많은 환자에게는 암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일 기전의 '버제니오'가 이미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보조요법제로 허가 받긴 했지만, 림프절 양성의 재발 고위험 환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어 슬래먼 박사는 "환자의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돕는 내약성 좋은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여전히 상당하다"면서 "NATALEE 연구는 이 같은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슬래먼 박사는 "NATALEE 연구는 두 번째 중간 분석에서 1차 종료점을 달성했다"라며 "리보시클립 + 내분비요법 병용은 내분비요법 단독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iDFS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지정된 주요 하위 그룹에서도 iDFS 혜택이 일관되게 나타났고, 2차 평가변수에 대한 결과 역시 리보시클립 병용군에서 일관되게 우세했다"며 "보조요법 세팅에서 리보시클립의 3년 용법(시작 용량 400mg)의 내약성은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슬래먼 박사는 "NATALEE 연구 결과는 림프절 음성인 환자를 포함해 재발 위험이 있는 광범위한 2~3기 HR+/HER2- 환자에서 리보시클립 + 내분비요법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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