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ex 2023 ‘원무행정 혁신 사례’ 공유
챗봇, AI, SNS 등 다양한 기술 접목해 혁신
"환자 불편 해소가 병원이 가야할 길"

실력이 뛰어난 명의가 있는 병원도 진료 예약이나 진료비 수납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와 보호자의 불만이 커진다. 이같은 불만은 환자경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때문에 많은 병원이 원무 행정을 '환자 중심'으로 혁신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원무 행정 혁신'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21일 오후 일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열린 HiPex 2023(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23, 하이펙스 2023)에서 원무 행정 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세브란스병원 입원원무팀 선홍규 팀장.
세브란스병원 선홍규 팀장은 21일 열린 HiPex 2023에서 ‘원무행정에 있어 귀찮은 일들의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청년의사).

세브란스병원 선홍규 입원원무팀장은 "사람을 살피는 경영"을 강조했다.

선 팀장은 ▲병원평가 주체 환자로 전환 ▲의료기관과 환자 간 정보비대칭 해소 ▲저출산 고령화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 ▲정밀의료 등 의료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병원관리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 팀장은 “지난 2021년 병원 컨설팅 결과 의료진의 실력 및 명의 보유 정도 등이 중요하지만 그 외 병원 예약, 퇴원서비스도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의료기관 본질은 의료진 전문성이지만 그 외 서비스평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선 팀장은 “환자가 병원에서 느끼는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환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환자 가치 극대화와 불편 최소화가 미래 병원이 가야할 중요 좌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은 업무행정 혁신을 위해 ▲외래환자 진료예약 등을 위한 챗봇(세라봇) ▲진료비 후불결제 하이패스 시스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로봇을 통한 입원환자 인수인계 ▲인공지능 활용 병상 배정 ▲주말당직을 위한 직원 채용 ▲감염병 위기 시 재택근무 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선 팀장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이익을 주기 위해 병원은 항상 변화해야 한다. 그것이 원무행정이 고려해야 할 유일한 목표”라며 “병원 경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다. 결국 사람을 살피는 경영을 하는 것이 병원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원무팀 이제혁 팀장.
분당서울대병원 이제혁 원무팀장은 이날 HiPex 2023에서 ‘DT(Digital Transfomation)와 원무행정 서비스’에 대해 발표했다(ⓒ청년의사).

분당서울대병원 이제혁 원무팀장은 환자경험의 시작도, 마무리도 원무행정에서 비롯된다며 이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환자 편의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17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2년에는 단순 문자 안내 방식을 카카오 알림톡 모바일 서비스로 개선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입원환자 재원일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 출원하고 내년 하반기 실제 입원환자 계획 수립 및 재원일 관리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환자 경험의 처음과 끝은 원무팀이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 병원에 맞게 환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민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인재전략팀 박종택 팀장.
가톨릭중앙의료원 박종택 인재전략팀장은 이날 HiPex 2023에서 ‘보자, 찾자, 그러면 OK!'를 주제로 발표했다(ⓒ청년의사).

가톨릭중앙의료원 박종택 인재전략팀장은 진료 예약을 해놓고 오지 않는 '노쇼(No-Show, 예약 부도)'를 줄이는 방법을 공유했다.

예약 부도는 개인 일정이나 질병 호전, 타 의료기관 이동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예약 취소나 변경이 어려운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환자가 콜센터로 전화해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데 연결이 잘 안되면 포기하게 되고 결국 예약 부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콜센터를 통해 예약한 경우 모바일 앱 등에서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문제도 파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카카오톡 알림톡에 예약취소 탭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뮬레이션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취소는 40초가 소요됐지만 카카오톡을 통한 취소는 9초면 가능했다.

예약 취소 자리에 환자를 채우는 방안도 마련했다. 골프예약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어 예약취소 탭 옆에 예약대기 탭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 적용하기 위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박 팀장은 “다양한 시선과 시각으로 (원무행정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며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면 원하는 목표를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원무행정이 미래에 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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