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오. 어이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소? 가서 마무리 지을 연구가 있는데, 이런 늦어버렸소. 나 그만 가겠소. 살펴 가시오. 참, 이제 어디 갈거요?- 아직 정한 곳은 없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려구요.- 그럼, 리스터라는 서젼을 한번 만나보시오.- 네? 그 유명한 리스터 경 말인가요?- 그렇소. 나보다 더 유명한 의사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그의 흉상이 있소. 거기 한 번 가보시오.- 감사합니다.
지난해 11월 25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혁신의료기술의 선별급여 및 한시적 비급여를 통한 건강보험의 적용방안에 대한 원칙이 발표됐다. 올해 1월 28일에는 선진입 가능한 의료기술 확대를 골자로 하는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이 공포됐다.개정안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의 적용 대상과 적용 기간을 확대함과 동시에, 이런 의료기술(이른바, 선진입 허용 의료기술)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의 시행에 발맞춰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혁신의료기술의 평가와 실시 등에 관한 규정’, ‘
헬스케어는 의료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포함하며, 원격의료와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 2025년 세계 보건산업 시장은 3,148조로 전망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5년 504조,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2027년에는 155조,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5년 90조로 지속 증가될 전망이다. 원격의료는 2002년 의료진 간의 협진 개념의 원격의료만 허용됐다. 2019년 강원도 원격의료 특구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2020년 코로나로 전화상담과 처방 등이 한시적 허용됐다. 2020년 식약처의 허가를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 그렇게 정리가 되었소? 여하튼 나는 그때 콜레라를 일으키는 매개체가 물 속에 있다는 것 정도만 생각했소. - 콜레라 균은 그때부터 30년이나 지나서야 발견됩니다. - 균이라 했소? 하여간 그런 것의 존재를 몰랐지만 감염병의 전파방식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소. 그것이 뿌듯하오. - 그 유명한 ‘지도’는 어떻게 해서 만드신 거죠? - 그러니까…손잡이를 떼어내고 며칠 지나서 에드먼드 쿠퍼라는 기술자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그런데 당시 템스 강의 오염이 그렇게 심했습니까?- 패러데이 아시오?- 전자기 현상을 연구한 마이클 페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 말입니까? 당연히 알죠. - 그 패러데이 선생이 1855년 7월에 템스 강 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는 투고를 에 실었소. 아니나 다를까 3년 후에 템스 강 대악취 소동이 터지고, 강변에 있는 의사당에서는 의사 일정마저 중단되는 일이 터지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고생하는 보건의료인 중 하나가 간호사다. 간호사들은 병동에서 환자들과 가장 밀접한 접촉을 해야하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몇 달 전 ‘간병 살인’이라고 불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새로운 일이라 할 수 없지만 20대 청년이 존속살해죄로 처벌 받으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후보들은 모두 간병 지원을 중요한 보건의료 공약으로 꼽았다. 작년 9월에는 간호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을 결의했고 파업 5시간 전 정부는 요구 대부분을 받아주는 극적인 합의를 했다
대학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각하다. 만성질환을 보는 내과는 더 심각하다. 이미 들어와 있는 환자가 너무 많아서 신환을 받을 수 없을 정도이다. 다니는 환자를 두세 달 만에 재방문시키려고 예약을 잡아주려고 해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한 타임에 시간을 늘리고 늘려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5시간 진료를 해도 3분씩이면 100명이다. 5분씩이면 60명이다. 상담하고 진료 차트 작성하고 처방/오더 내고 하면 정신이 없다. 그래서 서울 지역 여러 대형병원에서는 차트 작성 관련 일을 해주는 직원을 별도로 두고 있다. 심지어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상수도에서도 문제가 나왔군요! - 맞소. 상수도 회사의 공급라인을 보니 템스 강 기준으로 강남과 강북이 확실히 달랐소. 강북 지역에는 여러 회사가 물을 공급하는데 회사마다 취수원도 제각각으로 여러 곳이었소. 강남 지역에는 와 두 회사가 물을 댔는데, 취수원이 템스 강 하류의 기수(汽水)구역에 있었소. - ‘기수구역’이 뭔가요 박사님?- 담수와 해수가 섞인 물이 기수요. - 그렇다면 바닷물이 올라오는 지점이란 말
사실 보건복지부 장관을 꼭 의사가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장관이 직접 환자를 돌보는 것도 아니고, 업무 수행에 의학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의사들은 내심 의사 출신 장관이 나왔으면 하고 기대를 하는 편이다. 왜 그럴까? 의사 출신 장관이 백마 탄 초인처럼 나타나 한국의료의 모든 현안들을 일거에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순진한 의사는 없다. 의사 출신 장관이 그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올려줄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기껏해야 1년 남짓 근무하는 장관에게 뭘 그리 대단한 것을 바라겠는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을 때, 인류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천연두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해서 ‘호환마마(虎患媽媽)’라는 말도 있었지만, 종두법 개발로 천연두는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백신과 치료 약, 항생제를 통해 감염병 관리가 가능해졌다.하지만 사스(SARS), 신종인플루엔자A(H1N1), 메르스(MERS)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까지 5년 주기로 불청객이 오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힘들게 했다. 대구에서 대유행이 생겼을 때 의사, 간호사는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국민도 PCR 검사, 마스크 착용,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맞는 말이오. 그런데 며칠 지나 같은 방에 묵은 남자도 9월 30일에 콜레라로 죽었소. 이렇게 시작한 콜레라가 2년 동안 전국에 퍼져 5만 명이 목숨을 잃었소(영국 3차 유행).- 그 선원이 지표환자(index case)네요. 콜레라 잠복기는 길면 5일 정도인데 유럽이나 배 안에서 감염된 채 영국으로 온 거네요. - 그렇소. 그런데 나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소. 당시에는 콜레라의 원인은 나쁜 공기라는 것이 의학이론으로 인정 받
임상의사로 일한 기간은 짧았지만, 저에게도 쇼피알의 경험이 있습니다. 인턴 때 파견 나갔던 병원의 응급실에서였습니다. 5~6세 정도 되는 여자 아이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응급실에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시행한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심장은 곧 멎었습니다. 울면서 따라온 아이 엄마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더군요. 얼굴은 거의 다치지 않아 아이가 멀쩡해 보였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 있던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의료진들 중 누구도 아이의 사망 사실을 아이 엄마에게 쉽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명시적인 제안이나 지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참, 빅토리아여왕 출산 때 박사님께서 직접 마취하신 걸로 유명합니다. - 영국에서 내가 아니면 누가 여왕 폐하를 마취하겠소? - 맞습니다. 스노 박사님이 당대 최고의 마취 전문의사시니까요. 그런데 여왕은 어떻게 무통 분만을 하실 생각을 했을까요? - 남편인 알버트 공 때문이오. 1840년에 결혼한 여왕은 그 해 말부터 1850년 5월까지 9년 반 동안 무려 7번이나 출산하셨소. 16개월 마다 한 번 꼴이오. 엄청나지 않소? - 빅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콜레라인가요?- 아니오. 마취요. …. 그러니까 대학 졸업하고 3년 정도 지난 때니 1846년이오. 12월 말에 런던에서 어떤 치과의사가 공개적으로 마취 시연을 했소.- 마취는 그 해 10월에 보스턴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니 그 직후네요. - 맞소. 두 달 만에 대서양을 건너온 거요. 나도 공개 시연 현장에 갔었는데 정말 놀라운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거요.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에테르(ether) 가스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1836년에 런던에 왔을 때가 23세였소. 그레이트 윈드밀 가에 있는 헌터의학교(the Hunterian School of Medicine)에 입학했소. 하숙집은 그 북쪽의 소호 지역인 뱃맨스 빌딩스 11번지에 얻었소. 당신이 아는 것처럼 이후로 쭉 소호에서만 살았소.- 헌터의학교는 유명한 서젼 존 헌터(John Hunter; 1728~1793)와 관련 있는 곳인가요? - 그렇다고 볼 수도 있소. 존의 형인 윌리엄 헌터가 1769
2022년 1월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지침' 개정을 맞닥뜨린 산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해 언론을 통해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서 고가 항암제 급여 적용을 둘러싼 지불제도 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며, 지불 모형이 개편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 바 있다.하지만 정부가 사전 예고 없이 지침 개정을 통해 치료재료 포괄영역 구분기준을 변경하리란 건 의료기기산업계로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달라진 치료재료 보상방식에 대한 요양기관 문의를 대응하기에 지불모형의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시범사업 지침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저도 어릴 때 그런 동네에 살았습니다. 도로는 포장이 안되어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고, 도랑이라 불리는 개방된 하수도로 온갖 오물이 떠내려 가고, 여름에는 악취가 났죠. 하수도가 막힐까봐 시청에서 정기적으로 오물을 걷어내어 거리에 더미로 쌓고 말렸죠. 거리는 악취가 진동해 머리가 아플 정도였어요. - 도시는 곧 악취였던 시절이었소. 대영제국의 수도인 런던도 마찬가지였소. 어디든 악취가 풍겼지만 가난하고 불결한 이 동네에는 더 심했
이하는 존 스노 박사와 가상의 인터뷰다. 대부분 관련 자료를 참고했고 필자의 추측도 일부 들어 있다- 아, 박사님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쁘진 않아요. 요즘도 종종 이 근처로 산책을 나오기도 하니까요, 집도 가까워요.- 박사님 댁이 리젠트 가 건너편에 있는 새크빌 가 18번지(18 Sackville Street) 시죠? 1853년부터는 거기 사셨죠. 그 전에는 소호 스퀘어 프리스 가 54번지(54 Frith Street, Soho Square)에 1838년부터 사셨고, 그 보다 전에는 뱃맨스
예방의학 수업도 끝나고, 시험도 치르고, 학교도 마치고 나니 존 스노의 콜레라 펌프도 콜레라 지도도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 몇 년 전 이 이야기를 다룬 책 를 읽으면서 스노의 콜레라 역학 연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다시 잊었다. 몇 년이 지나, 마취학의 역사를 뒤척이다가 존 스노를 다시 만났다. 빅토리아 여왕이 왕자를 낳을 때 무통분만 목적으로 여왕을 직접 마취한 이가 바로 존 스노라는 것이 아닌가! 동명이인인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스노는 마취
필자가 재학 중인 교토대학에는 현역 노벨상 의학생리학 수상자가 2명 있다. 이 중 2012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현재 교토대학 iPS(induced pluripotent stem)연구센터(CIRA)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iPS는 체세포에 소수의 인자를 도입 배양해 다양한 조직이나 장기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세포를 뜻하는데, 현재 일본 내에서 의학계의 방향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주목되는 분야다.이러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일본 전국의 대학병원들이 연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 교토대병원에서는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