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의해 일부 전문과목은 아예 전공의를 뽑지 못하게 된 수련병원들이 ‘멘붕’에 빠졌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도 그 중 하나다. 필수의료 대책으로 추진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공의 정원 조정으로 상계백병원은 전공의 정원 1명이 사라졌다.대한이비인후과학회는 비수도권에 배정하는 전공의 정원을 40%에서 45%로 늘리라는 보건복지부 요구에 조정이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결국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서 조정안을 마련했으며 상계백병원을 비롯해 의정부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훈병원, 원자력의학원, 강동성심병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수련병원들마다 비상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배정되는 전공의 정원이 조정되면서 수련병원별로는 정원을 한명도 배정 받지 못하는 과도 생기고 있다. 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불공정 시비까지 일고 있다. 정부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하지만 수련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효과 없이 혼란만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필수의료 대책 중 하나로 전공의 정원의 50%를 비수도권에 배정하겠다며 학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기존 40%이던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
의과대학 정원 확대 국면에서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의사 단체행동을 주도했던 3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들을 대변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이전과는 다르게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1,000명 이상 증원 논란과 함께 의대 정원 문제가 본격화된 후 대전협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출범한 대전협 박단 집행부가 발표한 성명서나 입장문은 '수도권-비수도권 5대5 전공의 정원 배정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 반대' 성명 한 건이다. 대전협이 성명서를 발표한 지난달 20일 보건
의료계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위치는 다채롭다. 국가중앙병원이면서 지역 주민이 찾는 지역 병원이기도 하다. 의료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동시에 소외 계층을 염려하고 사각지대를 들여다본다. 교육병원으로서 고민과 경험을 지역사회와 나누기도 한다.초고령사회를 맞아 재택의료지원센터를 설립했고 성차의학연구소처럼 이름조차 생소한 의료 분야에 먼저 발을 들였다. 국내 최초로 '아웃컴북'을 발간하고 GHA(Global Healthcare Accreditation) 국제 진료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모두 환자가 무엇을 바라고 이를 어떻게 충족할지 한발
흔하지만 꼭 필요한 존재를 산소에 비유한다. 존재가 너무 당연해서 숨이 부족한 절체절명의 순간에야 산소 귀한 줄 안다고도 한다.내과가 그렇다. 필수의료 한 축이라고 부르지만 지원 정책에서는 뒤로 밀려났다. 내과는 "아직 버틸 만하고" 내과는 "여전히 널리고 깔렸다"는 '산소 같은' 인식 때문이다. 사건사고 뒤를 쫓는 정부 지원 정책이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를 한 바퀴 돌 때까지 내과는 순번을 받지 못했다.곧 우리 사회가 '내과 귀한 줄 알 때'가 온다. 심장 질환을 다루고 암 환자를 보고 응급수술 후 회복기 환자를 돌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째지만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많은 직종이 모여 일하는 의료기관도 직장 내 괴롭힘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사의 ‘태움’이 대표적인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알려졌지만 간호사 외에도 폭언·폭행이나 처우차별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보건의료 인력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의료기관의 경우 직장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가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 영향을 주는 만큼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9년 시행된 보건
"처음은 충격이었고 그다음은 생존이었다."지난 10월 31일 청년의사와 인터뷰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목표를 설명하던 김하일 학과장은 연세의대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시작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의사가 병원 밖을 나오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카이스트에 오면서 우물 밖을 나온 거였다. 외부와 첫 접촉의 충격이 가시는 만큼 생존력이 강해졌다."이 경험과 기회를 젊은 세대도 누리길 바라는 김 학과장 입장에서 카이스트가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날
1형 당뇨병은 그 이름 때문에 여전히 많은 오해를 받는다. 2형 당뇨병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고령자의 전유물인 만성질환이다 보니 1형도 같은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당뇨병 관련 정책도 1형 당뇨병 특성과 환자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만들어져 왔다.결론부터 말하면, 1형 당뇨병은 식이습관과 생활습관, 연령 등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돼 있지 않고, 외부 바이러스를 막는 과정에서 면역체계가 췌장세포를 공격해 버리는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면역체계가 췌장세포를 빈사상태로 만
10년 전인 지난 2013년 12월 정부 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맡은 '취약지 산모를 위한 안정적 진료 및 분만 지원방안 연구'다. 임산부가 "난민처럼 떠돌고" 분만 인프라가 "'후진국'보다 못하다"는 보도가 이어질 때였다. 분만 취약지 환자와 의료기관 관계자 설문까지 마친 산부인과학회는 보건복지부에 건의했다."분만의가 지방에서도 근무하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려면 의료사고에 대한 대책과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230쪽짜리 보고서 곳곳에서 산부인과학회는 의료진이 느끼는 소송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소송 천국’인 미국도 의료 분야는 신중하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의료과실로 의사를 형사 처벌하지 않는다. 민사소송에서도 의사가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법적으로 손해배상 한도를 정해 놓은 주들이 많다.미국 사법제도는 의도적인 위해와 실수나 사고로 인한 위해 행위를 구별한다. 이에 인디애나 주 등 여러 주법(State Codes)에 따르면 의료과실로 형사 책임을 물으려면 의사가 ▲의도적으로(Intentionally)나 ▲고의로(Knowingly) ▲무모하게(Recklessly) 의료행위를 했는지 입증돼야 한다.미국 법률사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이 크게 성장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뉴욕 시라큐스 공장에 8,000만 달러(약 1,082억원)를 투입해 ADC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오는 2024년 4분기경 완공되면 2025년 1분기부터는 GMP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향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활동에 자신감을 보였다.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PHI Worldw
한국 의과대학 3곳이 '세계 의대 TOP100' 안에 들었다. 한국 의대 중에서는 연세의대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30일 영국 대학평가기관 ‘타임스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발표한 ‘2024년 세계대학순위(World University Rankings 2024)’ 의학(clinical and health) 부문 평가 결과다. 이번 평가는 전년도(1,001곳)보다 많은 1,059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 의대 40곳 중 25곳이 전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연세의대는 43위로 전년도 평가
한국은 "집집마다 의사를 기다리는 환자가 사는" 초고령사회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라는 경고만으로 부족하다. 이제는 "누군가 현장에 나가야 할 때"다. 그만큼 재택의료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이런 목소리에 부응해 재택의료 '어벤저스'가 한 자리에 모인다. 재택의료 개념부터 알고 싶은 이들은 물론 내일 당장 첫 방문진료를 앞둔 의료진을 위해 방문진료 전문의원들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손잡았다.분당서울대병원은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재택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하반기 '재택의료 교육 프로그램'을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의학계는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정원을 늘려도 되는 의대인지 점검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보건복지부는 26일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전국 의대 40곳을 대상으로 증원 수요 조사와 현장 점검을 실시해 단계적으로 입학 정원을 늘려가겠다고 했다.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대학별 정원 배정을 확정할 계획이다.특히 입학 정원이 50명 미만인 '미니 의대'가 증원 대상이다. 복지부 조
의과대학 정원 증원만 문제가 아니다. 학생을 뽑은 다음도 문제다. 지금 의학 교육 현장은 늘어난 학생까지 어엿한 의사로 키워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강의하고 실습할 공간과 자재는 물론 교수조차 부족하다.의학 교육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학생을 밀어 넣는다고 능사가 아니"라고 하는 이유다. 교육 인프라 부족은 교육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헌신할 의사를 키우겠다고 하지만 자칫 의사 양성 기반 자체를 해칠 수도 있다.청년의사는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논란을 의학 교육 차원에서 살펴봤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
오진으로 환자가 숨졌단 이유로 기소된 외과 의사가 법정 구속됐다. 이례적 판결에 외과계는 충격에 빠졌다(관련 기사: 환자 사망 '오진' 책임 외과의사 구속…"누가 수술하겠나"). 검찰은 의사가 주의의무를 위반해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했고 의사는 과실은 없었다며 맞섰다. 유가족은 의사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5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있었을까.인천지방법원은 지난달 21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외과 전문의로 41세다.사망한 환자 B씨는 지난 2018년 6월 11
의사 출신 경제학자인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김현철 교수가 최근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란 저서를 발표했다.〈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 정책을 수많은 연구와 통계를 근반으로 해부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학자가 바라 본 의료 취약지의 의사 부족 문제, 건강보험 보장성 문제, 공공의대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등도 짚었다.최근 청년의사와 만난 김현철 교수는 “의료인이 근거를 기반으로 사람을 살리는 것처럼 경제학에서는 어떻게 근거 기반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을지 소개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원인 중 하나가 ‘사법 리스크’다. 뜻하지 않은 의료사고로 소송에 휘말리는 일도 다반사다.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아도 ‘죄인’으로 낙인찍힌 뒤다. 이대목동병원 사건이 그랬다.형사뿐 아니라 민사 소송도 이어진다. 의료 현장에서 10억원대 손해배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 의사일수록 수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담감이 크다.정부도 이같은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필수의료 혁신전략에 법적 부담 완화 조치를 담기도 했다(관련 기사: 政, 국립대병원 중심 필수의료 강화…
국회의원으로 8년을 지내고 돌아온 의료 현장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아픈 곳이 발견될 때마다 “일회용 반창고만 붙여 놨던” 의료시스템은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 바이탈(Vital)을 다루는 과뿐만 기피하는 게 아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려는 의사 자체가 줄고 있다. 위험 부담이 큰 중증 환자들이 많은 대학병원도 ‘기피 대상’이 됐다.박인숙 전 의원은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정치가 한국 의료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모든 문제를
“한국의료, 지금 막장이다.”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는 경고가 흘러나온다. 의료전달체계 부재로 인한 의료생태계 붕괴가 그 원인이다. 경증과 중증 너나 할 것 없이 몰려 온 환자들로 몸집을 불려온 대학병원들은 낮은 수가를 극복하기 위해 박리다매 구조로 버텨왔고, 지금도 간신히 버텨 내고 있다. 이처럼 인력을 갈아 넣어 완성한 ‘K-의료’가 벼랑 끝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박종훈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가 처한 상황을 두고 “막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동네의원보다 대학병원이 먼저 붕괴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