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용 유레카관을 채운 한국 기업들
노인 환자 기저귀 교체 알려주는 ‘스마트 센서’
기포로 막힌 혈관 뚫는 ‘4세대 스텐트’ 등

'CES 2022'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특히 베네시안 엑스포에 마련된 유레카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CES 2022'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특히 베네시안 엑스포에 마련된 유레카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송수연 기자]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제품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에서 주최국인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기업은 한국 기업이다. 지난 5일부터 7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한 한국 기업은 500여곳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들 중 58%가 스타트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도 많았다.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마련된 유레카관에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레카관은 스타트업 전용 전시공간이다.

노인 환자 기저귀 교체 시기 알려주는 ‘스마트 센서’

'모닛' 박도형 CEO는 CES 2022에서 선보인 ‘Monit Elderly Care System(MECS)’를 이미 일본에 출시했으며 올해 3월 한국에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 환자와 그를 돌보는 간병인을 위해 기저귀 교체 시기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나왔다. 삼성전자 스핀오프 기업인 ‘모닛(MONIT)’이 CES 2022에서 선보인 ‘Monit Elderly Care System(MECS)’다.

스마트 센서가 달린 스트랩을 기저귀 바깥쪽에 붙이기만 하면 오염 정도를 파악해 교체 시기를 알린다. 스트랩에 달린 센서만 총 6개다. 신호를 보내는 방식도 직관적이다. 침대 옆에 설치할 수 있는 램프와 모바일앱을 통해 기저귀 교체 시기를 알린다. 중앙에서 전체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다.

모닛은 MECS를 사용하면 기저귀 교체 시기를 놓쳐 요로감염이나 발진, 욕창 등이 생길 위험이 낮아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교체를 줄여 기저귀 사용량을 2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다. 한국에는 올해 3월 출시할 계획이다.

모닛 박도형 CEO는 “간병인 자격을 따기 위해 현장 실습도 했다. 현장에서 보니 기저귀 교체를 가장 힘들어하더라. 2시간에 한번씩 확인해서 교체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며 “MECS를 이용하면 적당한 교체 시기를 알려주기 때문에 요로감염이나 발진, 욕창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선 웰니스 기기로 출시하지만 의료기기 허가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의료기기로 허가받고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받아야 사업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 받는 과정을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포로 막힌 혈관 뚫는 ‘4세대 스텐트’

버블러 윤은혜 대표는 기존 스텐트의 단점은 보완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4세대 스텐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한 이산화탄소 기포로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스타트업 ‘버블러(Bubbler)’가 CES 2022에서 선보인 ‘4세대 스텐트’다. 관상동맥 중재술에 쓰이는 스텐트는 금속(1세대)과 약물 방출(2세대), 생분해성(3세대)으로 나뉜다. 하지만 재협착과 혈전이나 염증 발생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버블러는 기존 스텐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탄산칼슘을 이용했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노즐에 탄산칼슘을 코팅한 스텐트다. 이를 혈관에 삽입하면 미세한 이산화탄소 기포가 생성돼 혈관을 막고 있는 지방성 플라크 등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현재 동물실험이 진행 중이다.

버블러 윤은혜 대표는 “이산화탄소 마이크로 버블이 혈관을 막고 있는 지방성 플라크를 떨어져 나가게 한다. 물리적인 힘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재협착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며 “스텐트 시술 후 검진을 받을 때도 초음파로 확인하면 되기에 비침습적”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안전성이 확인되면 심장혈관을 타깃으로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아 사시 조기 발견 솔루션 ‘이노비전’

삼성전자 엔지니어인 조순익 씨는 사시 증상을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노비전'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영아 사시를 조기 발견이 어렵다. 삼성전자 직원인 조순익 엔지니어가 ‘이노비전(innovision)’을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아들이 생후 14개월 즈음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27개월이 돼서야 사시 수술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노비전은 모빌에 달린 카메라로 아기의 눈을 모니터링한다. 초기에는 사시 증상이 찰나에 나타나 놓치기 쉽기에 아기의 눈을 지속적으로 촬영해 그 데이터를 분석한다. 그 분석 결과를 정기적으로 부모가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의 심각도를 점수화해서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노비전은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선정되면서 ‘아이디어’가 제품화됐다.

이노비전 조순익 대표는 “모빌 안에 있는 카메라로 아이의 눈을 계속 촬영하면서 눈동자 사이 거리나 중심을 이은 선의 각도, 운동 범위 등을 파악해서 사시 증상이 생기는지 파악한다”며 “개발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고 의사들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전달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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