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고서 발간 및 환경‧안전 국제인증 잇달아

올해 헬스케어산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가 싶었지만,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롯데 등 대기업의 진출, 디지털헬스케어기업의 선전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서 미래를 기대케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2022년 헬스케어산업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에 ESG 열풍이 불었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 경영 활동의 비재무적 요소를 일컫는 말로, 최근 재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ESG 성과 또한 기업 가치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ESG 활동을 강제하는 제도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유럽의 경우, 회원국 진출 기업을 상대로 협력업체 인권 침해 여부 등 공급망 현황을 실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미국의 주요 평가기관들은 ESG 관련 지표를 반영한 지수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또한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ESG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025년부터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시장 상장 기업부터 공시 의무를 적용하고 2030년에는 모든 코스피 상장사를 의무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ESG 경영 도입의 첫걸음으로 보고서 발간에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처음으로 ESG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기존 지속경영가능 보고서를 올해부터 ‘ESG리포트’로 새롭게 펴냈다. HK이노엔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올해 ESG 경영 전략이 담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ESG와 관련된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 인증도 이어졌다.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홍보자료를 통해 앞 다퉈 신규 인증 확보 및 갱신 사실을 알렸다. 셀트리온은 지난 8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2023년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ESG 경영이 현 시점에선 홍보성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국내외 바이오제약 기업의 ESG 평가 및 동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진정한 ESG 경영이 구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홍보성 활동에만 그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과 목표, 전략 등 경영 체계 전반에서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활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구조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ESG 도입 진척 상황이 천차만별인 가운데 대기업 계열의 바이오 기업과 대형 제약사를 제외한 중소형 기업들은 ESG 도입을 위한 비용 문제와 기업 내부의 동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ESG 경영을 도입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리더십의 문제라는 토로도 곳곳에서 들린다.

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일단 ESG 경영을 도입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컨설팅 비용도 고가인데다 무엇보다 사람이 부족하다.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전문가 채용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거래소에서 ESG 공시 의무화를 내걸었지만 중소형 제약사들이 포함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 아마 의무화 시기가 닥치고 나서야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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