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넘으니 불경기가 닥쳐왔다. 주식시장에선 ‘제약‧바이오’가 힘을 못쓰고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디지털의료기기가 제도권에 진입하며 새로운 시장을 열고 위기를 기회로 삼은 기업도 많다. 청년의사는 2023년 한해 의료산업을 강타한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디지털’이 제약바이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1순위 목표는 신약 개발이다. 하지만 하나의 신약이 탄생하기까지 길게는 십여년 이상 인고의 시간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으로선 그 사이 먹거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음료, 화장품 등에 손을 뻗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제약‧바이오산업 내 생산, 영업·마케팅, 연구개발 등에서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한 IT 기술과의 접목을 시도함과 동시에 디지털을 먹거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올해 특히 이러한 추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대웅제약이 6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와 반지형의 연속혈압측정기 '카트원BP'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과 유한양행이 5월 체외진단 전문 기업 오상헬스케어와 전략적 제휴 및 사업 협력을 맺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스카이랩스 등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기 개발 업체다.

한독이 지분 투자한 디지털 헬스기업 웰트의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WELT-I(웰트아이)’가 올해 두번째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의 조짐이다. 국내 대표 수면제인 스틸녹스를 보유하며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독이 불면증을 적응증으로 한 웰트아이까지 갖추면서 향후 어떤 시너지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아예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추진단’을 출범시키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공언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6월 전자약 연구개발 전문 기업 뉴아인과 편두통 완화 의료기기의 국내 독점 판매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해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처음으로 허가를 받는 등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제약바이오업계의 관심은 향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기술 중심의 디지털 관련 기업들과 달리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보건의료 분야의 일원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영업망까지 갖추고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디지털 분야에 대한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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