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동엽 교수 "의료사고 막기 위한 고육지책" 토로
급성백혈병 환자 병동 50~70% 감축 “3개월 못 버틸 것 같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는 "모든 걸 떠나 내 앞에 있는 환자가 1번(우선순위)"이라고 강조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유튜브).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는 "모든 걸 떠나 내 앞에 있는 환자가 1번(우선순위)"이라고 강조했다(사진출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유튜브).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급기야 서울대병원의 중증환자 병상까지 축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인력공백 장기화로 의사들의 피로감이 누적돼 의료사고에 대비한 고육지책이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교수는 지난 8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 “급성백혈병 환자 병동을 50~70% 정도로 줄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급성백혈병 병동은 전공의 사직 이후 전임의도 없이 교수진만 남은 상태다. 교수들이 돌아가며 3~4일에 한 번 당직을 서고 낮에는 병동에 상주하며 외래환자 진료도 보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자를 볼 수 있는 절대 시간이 한계가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의사가 아무리 본다 하더라도 환자를 볼 수 있는 절대 시간은 한계가 있다”며 “병동 몇 개는 닫았고, 급성백혈병 환자 병동도 50~70% 정도 줄이는 중이다. 모든 병상이 다 차 있고 외래도 보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급성백혈병 병동) 환자들은 손을 놓으면 며칠 안에 죽는 환자들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안 보겠나. (사직서 제출로) 불안해하는 환자들에게 끝까지 볼 테니 안심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물리적으로 의사 인력이 빠져 나가 위험성이 있는 치료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사고가 안 생기게 하려는 고육지책으로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줄여가며 버티고 있지만 3개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모든 걸 떠나 의사가 돼 환자를 볼 때 내 앞에 있는 환자가 1번(우선순위)이다. 협상이나 타협을 통해 (정부가) 생각을 바꾸고 병원을 돌아가게 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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