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욱 미래의료포럼 상임위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됐다. 그렇다면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끌어 온 이 투쟁은 끝이 난 것인가? 그들은 여전히 돌아 가지 않고 있고, 달라진 것은 없다.

2026학년도에도 의대 신입생은 선발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지속될 것이다.

조병욱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조병욱 신천연합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전공의와 학생들은 이미 지난 2월 사직과 휴학 등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저항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전공의들은 철저히 개인의 판단과 의지로 이뤄진 개별적 사직으로, 그리고 학생들은 전체 연대를 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내부 논의 구조를 무기로, 지금까지 3개월간 이 투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그들의 선배인 대한의사협회는 전임 회장의 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회장선거, 신임 회장 선출 및 집행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중앙 집행부부터 산하단체들의 교체 시기였음을 감안한다 해도 단 한 번 집회를 열었을 뿐 이후 별다른 결단을 보이지 못했다. 비대위 출범 당시부터 조기회장선거가 거론될 정도였다면, 분명히 새로운 집행부 출범과 동시에 의대 정원 증원 절차를 중단시킬만한 어떤 움직임을 재빨리 보여주기를 회원들은 바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임기 시작 이후 4주가 다 되도록 뚜렷한 로드맵이나 계획조차 회원들에게 내놓지 않은 것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로서 보인 행보와 당선 이후 비대위와의 마찰 등을 미뤄 보았을 때 기대하거나 예상한 것과는 달리 실망스럽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 되돌릴 수 없다. 지금은 시시비비를 따져봐야 의미가 없다. 의대 정원은 증원돼 확정됐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대한의사협회 참여없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후배들인 학생과 전공의들의 투쟁은 장기전으로 가게 됐다.

이제는 이들의 선배인 의협이 제대로 대답을 해 주어야 할 때다. 아니 대답을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의 의료가 사망을 했다고 선언만 할 것이 아니라, 사망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아니면 사망을 선고하고 다음에 어떤 절차를 행할 것인지 최전선에 뛰어나가 기다리고 있는 후배들에게 답을 주어야 한다. 그들이 외롭지 않게, 그들이 절망하지 않게.

‘응원합니다. 지지합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말로 때우며 100일이 지났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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