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메타버스 교육 최일선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
"메타버스 현실 구현, 학습목표와 콘텐츠 따라 달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의료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Metaverse)’. 특히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으로 메타버스 해부학 실습, 임상술기 등 의료인 교육 분야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육의 실효성, 대면이 가능한 일상으로의 복귀 후 메타버스의 가치 하락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구심을 가진 이들에게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가 HiPex 2023(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23, 하이펙스 2023)에서 메타버스가 의료인 교육 분야에 불러 온 변화에 대한 강연을 펼친다. 하이펙스 2023은 오는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진행된다.

뉴베이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메디컬 에듀 테크 기업으로, 메타버스 임상 간호 술기 프로그램인 ‘널스베이스’와 임상 술기 프로그램 ‘메디베이스’를 통합한 메타버스 가상병원 ‘메디크루’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의사는 지난 2일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를 만나 메타버스 의료인 교육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과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들었다.

청년의사는 2일 메디컬 에듀 테크 기업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를 만나 메타버스 의료인 교육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과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물었다(ⓒ청년의사).
청년의사는 2일 메디컬 에듀 테크 기업 뉴베이스 박선영 대표를 만나 메타버스 의료인 교육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과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물었다(ⓒ청년의사).

박 대표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UX) 분야 온라인 서비스 등을 기획하던 중 뉴베이스를 창업했다.

흥미로운 점은 비의료인 출신이 의료인 교육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것. 어찌 보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는 이 점이 오히려 더 사용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됐단다.

박 대표는 "UX 직무 쪽에서 일하면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비의료인이지만 (의료 관련) 교육 부분의 허들은 오히려 낮다고 느껴졌다.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게임 디자인을 마련하는 등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켜서 교육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작업은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교육을 두고 끊임없이 나오는 이야기는 바로 ‘현실과 얼마나 비슷하게 구현했는가’다. 메타버스 안에서 반복적으로 술기를 익히더라도 현실과 동떨어지면 소용없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교육 콘텐츠에서 중요한 점은 학습 목표라며, 메타버스를 이용한 교육 역시 이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학습 목표가 주사를 놓는 환자와의 의사소통 강화인데, 주사를 놓는 과정을 현실처럼 구현한다면 정작 주사를 놓느라 소통할 시간은 없다. 이런 상황에선 현실과 달라야 오히려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 우리 또한 콘텐츠 제작 초반에는 현실을 그대로 구현하는 방안으로 접근했지만, 이제는 콘텐츠에 따라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습자들이 메타버스에서 훈련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놓치지 않으려면 세세한 움직임도 신경써야 한다며,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풍부한 ‘사용자 경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메타버스에서 환자에게 말을 걸었는데 내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거나 눈을 깜빡이지 않는 등도 사용자 경험을 저해할 수 있다. 결국 프로그램이기에 수치를 입력해야 하는데 특정 상황 시 동공이 줄어드는 속도에 대한 값을 알아내려면 의료진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대표는 메타버스의 핵심이 '연결'이라고 소개하며, 하이펙스가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첫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청년의사).
박선영 대표는 메타버스의 핵심이 '연결'이라고 소개하며, 하이펙스가 이를 경험할 수 있는 첫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청년의사).

그렇다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의 복귀가 이어지는 현재에도 당장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할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당장 메타버스 교육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의료기관의 간호사 교육을 꼽았다.

대개 숙련된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의 교육을 맡는데,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교육 준비 시간을 줄여 그 시간에 병동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에 일하던 간호사들도 술기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 스스로 반복 학습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아무리 숙련된 간호사가 교육을 열심히 하더라도 신규 간호사의 50% 가량은 이탈하는 게 현실이다. 이럴 때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실제로 우리 회사 제품을 간호사 스테이션에 배치해두고 간호사들이 술기에 자신감이 떨어질 때 반복해서 훈련한다는 병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향후 메타버스가 의료기관의 다양한 직역들 간의 소통, 이해 창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메타버스로 의료기관 내 ‘연결’이 강화될 것이다. 현재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이 각각 배우고 졸업한 후 병원에서 만나는데, 그러다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채로 갑자기 ‘원팀’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다. 그 전에 메타버스에서 다같이 만나 각자의 역할을 지켜보고 경험하면 병원 내 조직 문화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펙스가 메타버스가 가진 ‘연결의 힘’을 경험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마련하는 첫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메타버스의 핵심 가치가 ‘연결’인 만큼 그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 메타버스에서는 제약이 없고, 무엇이든 연결될 수 있다. AI와 사람이 연결될 수도 있고, 지식 간 연결도 가능하다. 서로 다른 직책, 다른 분과를 넘어선 연결의 힘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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