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김찬혁 기자] 삼양홀딩스가 신약 개발을 위한 약물전달체(DDS)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삼양바이오팜 흡수합병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달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3(이하 바이오USA 2023)’에 참가한 삼양홀딩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를 개최해 이번 행사 참석의 의미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는 지난 2021년 의약‧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던 그룹사 삼양바이오팜을 흡수합병 했으며, 이후 삼양홀딩스 내 바이오팜그룹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보스턴과도 연이 깊다. 삼양홀딩스의 글로벌 의약바이오 법인인 삼양USA가 미국 보스턴에 적을 두고 있으며, 과거 국제MDS재단이 보스턴에서 주최한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알리기 걷기 대회’을 후원하기도 했다. 다만, 과거 두 자릿수에 달하던 삼양USA 인원은 현재 대폭 축소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 삼양홀딩스 조혜련 의약바이오연구소장은 바이오USA를 통해 DDS 플랫폼 기술을 알리고 함께 신약 공동연구개발을 이어갈 파트너사를 물색했다고 밝혔다. 삼양홀딩스의 DDS 기술은 ▲폴리머릭 미셀(PM) 플랫폼 ▲고분자 나노 입자(PNP) 플랫폼 ▲센스(Stability Enhanced Nano Shells, SENS) 플랫폼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PM 플랫폼은 삼양홀딩스의 의약 분야 주력 사업이던 세포독성항암제 개량신약 개발에 적용된 기술이다. 삼양홀딩스는 제넥솔PM(성분명 파클리탁셀), 나녹셀M(성분명 도세탁셀) 등을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양홀딩스는 지난 4월 LG화학과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mRNA 전달체 기술 ‘나노레디(NanoReady)’를 활용해 mRNA 기반 항암신약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삼양홀딩스가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며 향후 LG화학이 적응증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조 연구소장은 mRNA 기술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mRNA 기술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mRNA 백신이 이미 유효한 상태에서 앞으로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 백신 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보편화되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소장은 SENS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하며 “기존 LNP(지질 나노입자) 전달체의 경우 지질로 인한 간독성 이슈가 있다. SENS 기술의 경우 , LNP 대신 폴리머로 사용해 독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LNP를 주사로 투여할 경우 간으로 가는 경향이 있는 반면, SENS를 활용하면 조성물 조합을 통해 폐, 비장 등 조직 선택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의 활동에 대해 조 연구소장은 “목이 쉴 정도로 정말 많은 업체와 미팅을 진행했고, 그전부터 만남을 이어오던 회사들도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는 거 같아서 신나게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연구소장은 기업의 사업 방향에 대해 “삼양홀딩스는 현재 치료제 (판매) 기업보다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파트너링을 통해서 라이선스 아웃을 하거나 공동 개발하는 걸 꾀하고 있다”며 “질환 영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사도 좀 더 적극적인 (신약)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