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 2023] 입셀 주지현 대표 인터뷰
“BD 실무자와의 만남 통해 빅파마 니즈 파악해”
“연골재생 골관절염치료제 연내 1상 진입 기대”

전 세계적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킴리아’를 필두로 유전자‧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차세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에선 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해 희소식이 들려왔다. 미국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의 첫 번째 연구과제로 ‘골관절염’이 선정됐다는 것.

ARPA-H는 불가능한 미션을 해낸다고 알려진 ‘다르파(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 모델을 벤치마킹해 설립된 기구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그런 ARPA-H의 첫 번째 과제로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이 선정됐다는 사실은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ARPA-H는 뼈와 연골 재생을 통한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내에도 줄기세포를 활용해 골관절염 치료 가능성을 모색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입셀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주지현 교수가 설립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지현 대표는 이달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산업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2023'에 직접 참석해 빅파마들을 상대로 iPSC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의 가능성을 알렸다. 이에 본지는 바이오USA 현자에서 주 대표를 직접 만나 첨단재생의료를 둘러싼 국내외 시각과 앞으로의 사업 계획 등을 들었다.

바이오USA 2023이 열린 미국 보스턴 소재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입셀 주지현 대표 모습.
바이오USA 2023이 열린 미국 보스턴 소재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만난 입셀 주지현 대표 모습.

- 바이오USA에 참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고 어떤 논의를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입셀은 현재 성장 단계에 있다. 과거에는 R&D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연구 성과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이걸 라이선스 아웃(L/O)이나 공동연구개발 같은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넘기고자 한다. 또 입셀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향후 미국이나 유럽에 갈 때 어떤 전략이 유리할 것인지 미리 체크하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주요한 목적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빅파마들과 사전에 약속한 일대일 미팅을 하는 것 외에도 한국바이오협회가 주최한 IR설명회에 참석해 제가 직접 IR 피칭을 할 예정이다.

- 해마다 바이오USA에 참가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바이오USA에 참석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사의 파이프라인을 기술 이전해갈 수 있는 회사들과 미리 만나 안면을 트는 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바이오 유럽이나 바이오USA 같은 행사들이 1년에 한 두 번씩 열리는데 그럴 때마다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서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해주고 설명해주는 게 일종의 신뢰 쌓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고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1조원짜리 빅딜이 성사되는 것 같진 않다. 매년 만나 데이터를 업데이트 해주고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때 상대방도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바이오USA에 직접 와서 가장 좋은 점은 빅파마가 어떤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빅파마들이 어떤 질환에 관심이 있다고 대략적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해당 질환 내에서도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는지 깊숙하게 알 수는 없다. 홈페이지나 외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한정적이다. 결국 BD 담당 임원이나 실무자를 만나야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그런 깊이 있는 내용은 네트워크를 쌓고 친해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라 하더라도 저마다 요구하는 특화된 부분이 다르다. 다시 말해 파트너링 행사는 상대 회사가 원하는 부분을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그걸 파악한 뒤에 우리도 협업하고 싶은 회사가 실은 이런 기술을 필요로 하니까 이런 기술에 좀 더 집중하면 되겠구나 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입셀 주지현 대표가 바이오USA 2023 중 한국바이오협회 주최 IR
입셀 주지현 대표가 바이오USA 2023 중 한국바이오협회 주최 IR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입셀이 개발하고 있는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뮤콘(MIUChon)’ 개발은 어디까지 진행된 상태인가.

일단 관절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가면역 질환에 의해서 관절이 망가지는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고, 퇴행적 변화에 의해서 연골이 손상되고 관절이 망가지는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의료인 입장에서 볼 때 류마티스 관절염은 이미 좋은 면역억제제나 염증치료제들이 많이 나와 있다. 기존에 나온 치료제가 (치료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미충족 수요가 크지 않다. 반면, 퇴행성 골관절염은 미충족 수요가 너무 많다. 아직까지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거나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뮤콘의 경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해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021년에 처음 IND를 제출했고 자료 보완 요청에 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월에 서류 보완에 필요한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그러면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IND 승인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그간 국내외에서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시도가 있었는데 뮤콘이 지니는 차이점은 무엇인가.

뮤콘은 세계 최초의 iPSC 기반 주사형 연골세포 치료제다. 동물 실험을 통해 연골 재생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종세포 사용을 통한 연골 재생 효과는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iPSC기반 세포치료제는 기존에 시도된 MSC(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와 달리 단일 세포(콜로니)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에 일관된 품질과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뮤콘은 더 이상 분화되지 않는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종양원성 가능성을 없앴다는 점이 장점이다.

-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이를 개발하는 기업 가치에도 이목이 모인다. 현재까지 투자받은 금액과 계획하고 있는 IPO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늦어도 2027년까지는 회사를 상장시키고 싶다. 그전까지 임상 진입, 라이선스 아웃,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 몇 가지 마일스톤을 달성하려 한다. 현재 시리즈A와 브릿지 투자까지 유치한 상황으로, 누적 투자 금액은 300억원 정도 된다. 내년쯤 시리즈B를 투자받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