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 2023] 기업인 참석 속 ‘바이오 혁신의 밤’ 열려
이상현 상무 “신약개발의 비용과 리스크 간 균형 맞추는 중”
“위탁연구, 바이오시밀러 산업 원동력…산업 인프라 갖춰야”

[보스턴=김찬혁 기자]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강국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 통합 위탁연구 인프라 구축 등의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6일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에서 열린 '한국 바이오 혁신의 밤' 패널토론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BD팀 이상현 상무(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에서 열린 '한국 바이오 혁신의 밤' 패널토론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BD팀 이상현 상무(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에서는 주미대한민국대사관과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 벤처카페가 개최한 ‘한국 바이오 혁신의 밤’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강국으로서의 한국(South Korea: The Powerhouse of Biosimilars)’이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상현 상무, SK바이오사이언스 케네스 리 부사장, 프론티지(Frontage) 스티븐 가체루 부사장, 크레딧 스위스 요게시 데이마 부사장이 참석했으며, 플란(Flann) 김현종 대표가 좌장을 맡았다.

이날 성공적인 바이오시밀러 사업 요소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상현 상무는 현재 시장 상황을 언급하며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는 시장 진입 순서로 톱3 안에 들어야 한다. 4위, 5위는 시장을 거의 얻지 못한다”며 “이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짚었다.

이어 “제조 공정에 대한 혁신도 필요하다.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만들어 비용을 낮출 수 있을 때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오는 7월 한 달 간 미국에서 5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예정이고, 판매가 시작되면 경쟁에 의해 가격이 자동으로 내려갈 것이다. 나중에는 단 5달러의 원가 차이가 가격 경쟁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상무는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너무 큰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비교적 위험이 적고 적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바이오시밀러로 돈을 벌고 큰 성공을 거뒀다면 다음 단계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일 테고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하고 있는 일은 위험과 투자 대비 사이에서 성공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다. 미래에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곧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게 된다. 성공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크다. 이밖에도 안과 분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고 향후에는 종양학 제품도 연구할 것이다. 앞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여전히 좋은 손익(P&L)을 거두는 분야이기에 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플란(Flann) 김현종 대표, 크레딧 스위스 요게시 데이마 부사장, SK바이오사이언스 케네스 리 부사장, 프론티지(Frontage) 스티븐 가체루 부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상현 상무.
(왼쪽부터) 플란(Flann) 김현종 대표, 크레딧 스위스 요게시 데이마 부사장, SK바이오사이언스 케네스 리 부사장, 프론티지(Frontage) 스티븐 가체루 부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상현 상무.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기관) 타이거메드의 자회사 프론티지의 가체루 부사장은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이 CRO 업체인 ‘PPD(Pharmaceutical Product Development)’를 인수한 점을 들어 한국이 임상, PK‧PD, GLP 등을 포함한 통합적인 위탁연구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가체루 부사장은 “삼성이나 SK 같은 대기업은 이미 잘하고 있기에 시장 전체로 넓혀 생각하자면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시장에서 글로벌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 규제, 가치 사슬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위탁연구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많은 부분은 결국 (오리지날 의약품과의) 비교를 통한 해석이고, 이것이 산업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가체루 부사장은 과거 BMS(브리스톨마이어스) 재직 시설 셀트리온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오렌시아(성분명 아바타셉트)’ CMO(위탁생산)로 협력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한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가체루 부사장은 “한국인은 열심히 일하는 데다 단순히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낸다”며 “BMS의 오렌시아 분자 구조 특성상 균일한 제조 공정을 갖추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이러한 공정을 기술이전 받는 것도 매우 고난도의 작업이었지만 셀트리온은 이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셀트리온의 제조 공정은 놀라운 것이었다. 바이오리액터 CIP(Clean in Place) 과정에서 모든 시스템 오류 하나하나를 짚어내고 있었다. 아일랜드와 미국에서 많은 제조 시설을 봤고 관여해왔지만 그런 시설은 본 적이 없었다. 저에게는 마치 NASA가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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