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ex 2024] 초고령사회 대비하는 서울아산병원 ACE팀
사망률·재원일수 감소 등 효과…“수가 아닌 발전기금으로 유지”

서울아산병원 시니어환자관리팀(ACE)인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와 전담간호사 권혜영 과장은 20일 HiPex 2024에서 시니어환자 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 시니어환자관리팀(ACE)인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와 전담간호사 권혜영 과장은 20일 HiPex 2024에서 시니어환자 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니어 환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울아산병원’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이다보니 수가 책정도 어렵고 환자에게 별도 비용을 받을 수도 없다. 인건비에 시스템 구축 비용도 많이 들었다. 결국 발전기금을 ‘투자’했다. 여기에 의사와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의 ‘열정페이’가 더해졌다.

서울아산병원 시니어환자관리팀(ACE, Acute Care for Elders)은 20일 청년의사 주최로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진행된 ‘HiPex 2024(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24, 하이펙스 2024)’에서 시니어환자 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20년 ‘시니어환자위원회’를 발족해 고령 환자 관리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정규 조직인 ACE팀으로 발전했으며 올해 1월에는 통합돌봄지원팀이 신설돼 그 산하 조직으로 편성됐다. 현재 ACE팀은 전체 성인 병상의 25%인 18개 병동을 담당한다.

서울아산병원 ACE팀은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 환자 중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도구인 ‘CFS(Clinical Frailty Scale)’를 적용했다. 병동 간호사들이 입원한 노인 환자 대상 CFS를 측정해 낙상 기록지에 기록하면 전자의무기록(EMR)에도 공유되도록 시스템도 갖췄다.

CFS 5점 이상인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24시간 이내 ACE팀 전담간호사가 방문한다. 전담간호사는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4M’ 미충족 요인을 평가한다. 4M은 ▲환자 요구사항(what Matters) ▲약제(Medication) ▲정신건강(Mentation) ▲거동(Mobility)으로, 이 중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다학제 협진으로 제공한다(관련 기사: 입원 후 24시간 내 ‘고위험 고령환자’ 분류, 병원을 바꾼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는 한국보다 먼저 ACE팀 운영을 시작했던 미국 병원 50곳 중 7곳이 중도 포기할 정도로 시니어환자 관리 시스템 정착은 어렵다고 했다. 그 이유는 “병원 경영진과 행정 관련 직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리더십의 관심도가 떨어지면 ACE팀은 유지되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ACE팀은 이 허들을 ‘성과’로 넘었다. ACE팀이 조기 중재 서비스를 제공한 효과가 고위험군 고령 환자의 원내 사망률이 71%나 감소하고 재원일수도 1.6일 단축됐다. 30일 이내 응급실을 방문한 비율도 52%나 줄었으며 낙상도 감소했다.

환자 만족도도 높았다. ACE팀 노년전담간호사인 통합돌봄지원팀 권영혜 과장은 시니어환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받은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0~94점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했다. 권 과장은 “ACE팀이 알려지자 이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 서울아산병원에 왔다는 환자도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아산병원이 4년에 걸쳐 시니어환자 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ACE팀의 노력과 병원 차원의 지원이 있다.

백 교수는 “물리치료 등에서 일부 수가를 받지만 대부분은 없다. 그래서 병원 발전기금을 사용하고 있다”며 시니어환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 중 수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가운데)와 통합돌봄관리팀 권혜영 과장이 HiPex 2024에서 강연 후 청중 질의에 답하고 있다(ⓒ청년의사).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백지연 교수(가운데)와 ACE팀 권혜영 과장이 HiPex 2024에서 강연 후 청중 질의에 답하고 있다(ⓒ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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