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ex 2024] ‘쑥쓰럽지만 환자경험평가 1등입니다’ 세션
종양내과 강버들 교수‧소청과 정모경 교수, 소통 경험 공유

분당차병원은 지난 2022년 종양내과 강버들 교수에 이어 2023년 소아청소년과 정모경 교수까지 2년 연속 ‘환자경험이 가장 우수한 의사’를 배출했다. 이들은 어떻게 환자와 만나 소통하길래 환자경험 우수 의사가 될 수 있었을까.

21일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청년의사 주최로 열린 HiPex 2024(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24, 하이펙스 2024) 세번째 날 ‘쑥스럽지만 환자경험평가 1등입니다’ 세션에서 2년 연속 ‘환자경험이 가장 우수한 의사’를 배출한 분당차병원 사례가 소개됐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강버들 교수(©청년의사).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강버들 교수(©청년의사).

‘암이 아닌 환자를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강연한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강버들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이 치료한 환자 사례를 소개하며 치료과정에서 환자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소통 과정에서 느낀 감정 등을 담담하게 전했다.

강 교수는 “종양내과 의사는 환자의 처음과 끝을 같이하게 되는데, 기쁠 때는 좋지만 환자를 잃을 때 아픔은 아직도 많이 힘들다”며 “다른 질환과 다르게 암환자는 임종 2~3개월 전까지 걷고 활동하고 통원치료를 하다가 어느 순간 임종을 겪는다. 그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의 가장 힘든 시기에 만나게 되는데, 환자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말자는 다짐을 항상 한다. 특히 요즘은 젊은 암환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젊은 부모들은 아이 문제 등으로 많이 힘들어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젊은 암환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 안타까워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강 교수는 “젊은 암환자를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 코로나19 이후 간병이 없어져 이들은 주로 대화방 이모티콘으로 (가족 등과) 마음을 나눈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개발해 수익금으로 이들을 돕는 일을 해보고 싶다. 5년 내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모경 교수(©청년의사).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모경 교수(©청년의사).

‘요즘 아이들과의 동행’을 주제로 강연한 소아청소년과 정모경 교수는 질환, 환자별로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소아내분비과는 성장장애‧사춘기장애‧갑상샘질환‧당뇨 등의 환자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섬세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치료한 ‘두개인두종’ 진단을 받은 9세 환아는 수술은 물론 수술 후 방사선 치료까지 하며 3개월에 한번 내원해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 6개월에 한번 호르몬 농도 채혈을 했는데, 정 교수는 환아 동반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가족의 입시, 질병, 조부모 소식 등을 함께 했다.

이 외 힘들었던 출생 과정과 미숙아의 성장을 함께 하면서 가족들에게 지지를 보냈던 사례, 또래보다 사춘기가 빠른 아이를 치료하며 환아와 부모님을 교육하고 정서적 지지를 보냈던 사례 등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환자경험평가에서 우수의사로 선정된 후 동료 의사들은 ‘그런 것도 있어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아직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의 시대, 사본주의, 정보 과잉, 인공지능 진료시대 일수록 중요한 것은 진심과 공감”이라며 “간단한 인사와 눈맞춤, 보호자 안심시키기, 만성질환 환아에 대한 지지와 격려 칭찬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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