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지난달 15일 약물알레르기 심포지엄을 열어 ‘약물과민반응의 진단과 검사법’을 주제로 진단과 검사, 특히 약물 유발 검사에 대한 최신 지견과 실제 임상 사례 등을 공유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환자의 약물알레르기를 새롭게 진단하는 것은 물론, 최근 치료 성공률 저하와 내성균 및 의료비 증가 등의 문제가 대두되는 ‘기존에 잘못 알고 있는 약물알레르기’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약물이상반응이란 예방,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적절한 투여 경로로 상용량의 약물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 이외에 의도하지 않았던 인체에 해로운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흔한 약물이상반응은 약제가 원래 인체에서 하는 과정을 통해 나타나며, 협심증으로 질산염 제제를 투약하면 혈관 확장 효과 때문에 협심증은 완화되지만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 그 예다.

약물알레르기는 약물이 본래의 효과와 관련 없는 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두드러기, 혈관부종, 아나필락시스, 약물 발진,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표피괴사용해, 드레스 증후군 등이 있다. 원인 약물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재 복용하면 알레르기 반응은 다시 나타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따라서 약물 알레르기 반응이 의심되면 반드시 전문가를 통한 검사 및 조언을 듣고 이후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인이나 환자가 약물알레르기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약물 알레르기가 아닌 약물이상반응을 의미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흔히 오인되는 약물은 페니실린 및 페니실린에서 유래한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이다. 1945년 첫 페니실린 아나필락시스 보고 이후, 196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서 매해 300명의 아나필락시스 사망자가 발생했다. 페니실린 사용 후 아나필락시스 발생 확률은 0.00002% ~ 0.00006%로 드물지만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문제는 페니실린 알레르기에 대한 정확한 검사 없이 페니실린 복용 후 발생한 모든 증상을 알레르기로 오인해 인지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검사를 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약물을 회피하는 것은 간단하기 때문이란 게 학회의 이다.

페니실린에서 유래한 항생제들을 사용하지 못해 페니실린을 대체하는 차선의 약제를 사용하게 되면 질병의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위막성대장염과 같은 항생제 치료로 인한 합병증이 증가하며, 최근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다제내성균의 확산이 야기돼 사회적으로도 의료비 지출이 증가한다.

‘확진되지 않은 페니실린 알레르기 환자’에서 원인과 상관없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페니실린 알레르기라고 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검사 후 페니실린 알레르기가 아님을 진단해주는 ‘약물알레르기 꼬리표 떼기(delabelling)’를 통해 환자의 의료 비용 감소, 외래 방문 감소, 입원 감소 및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감소 등을 증명한 연구도 미국에서 발표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물알레르기 꼬리표 떼기’를 통해 페니실린 알레르기로 알고 있던 환자의 95%에서 페니실린 및 페니실린 계열의 항생제를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약물알레르기 꼬리표를 떼는 작업은 정확한 검사 및 이를 판독할 수 있는 알레르기 전문가에 의해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알레르기 꼬리표를 떼는 것만큼 약물알레르기 환자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두를 수행할 수 있는 알레르기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약물알레르기 꼬리표 떼기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의료진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며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약물알레르기에 대한 최신 지식 전파 및 토론의 장을 선도하고 있으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