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검사 중에서 논란이 많은 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검사(Direct To Consumer Genetic Testing: DTC-GT)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이해가 어렵거나 또는 과도한 규제로 산업발전을 정부와 의료계가 방해하고 있다는 인상(?)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DTC-GT란 전문적인 의료진의 개입없이 소비자에게 인터넷, 사회적관계망, TV, 잡지,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유전자검사를 제공하는 상업적 유전자 검사들을 지칭한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서 직접 판단하고 결
인체자원 기증의 대표적인 것은 헌혈이다. 기증된 헌혈 혈액은 비록 보관기간이 제한적이지만, 즉시 환자에게 투여하여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대한수혈학회지에 실린 에 따르면 헌혈 참여의 주된 이유는 ‘정기적인 참여(32.1 %)’, ‘헌혈 참여 요청(20.9 %)’이었으며, 미참여자 대상 설문에서는 ‘헌혈할 생각이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22.8 %)’,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 및 약속을 자제해서(18.3 %)’ 등의 비율로 나타났다. 이
비급여 대상인 시력교정술 시행 후 일부 검사료 등을 요양급여로 청구한 의사들이 이중청구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2020년 9월 면허정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22년 11월 24일 의사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대법원에서 패소가 최종 확정됐다(선고 2021누75742 판결).비급여 이중청구란 환자에게 비급여 진료 후 진료비를 비급여로도 청구하고 요양급여로도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미용목적 시술 비용을 환자에게 비급여로 징수했는데 이에 대한 진찰료를 요양급여로 청구한 경우가 대표적이
환자가 실손보험금을 신청하는 경우 보험사는 과잉진료가 있었다면서 보험금 청구를 거부하거나 감액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최근 실손보험 가입자인 환자도 의사의 과잉진료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본 하급심 판례가 나와 살펴보고자 한다.A씨는 B실손보험사의 암 보험 상품에 가입하며 입원치료비 중 본인부담분의 90%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실손보험도 함께 가입했다. A씨는 요추부 및 경추부 추간판 탈출증 및 양측 슬관절 골관절염 등의 진단을 받고 35일간 C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A씨는 4,300여만원의 환자본인부담금 진료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간호법, 어떻게 볼 것인가. 생각이 많아진다. 간호사의 열악한 처우는 분명 사실이고 전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런데 처우 개선을 위한 간호법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어리둥절함이 있다.한 10년 전쯤일 텐데, 박근혜 정부 초기거나 임기 시작 전일 것이다. 현재 대형병원에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정부가 준비하던 시기다. 가족 또는 간병인이 1:1로 환자 곁에서 간병을 하는 시스템은 그야말로 후진적인 제도라는 것을 정부가 인식하고 간호간병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던 시기였다. TFT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의 몇 년 동안, 해외 출장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지금보다는 덜했지만 그때도 이미 한국의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했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나 고령화와 같은 문제들도 그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편에서는 의료의 질 관리, 환자안전, 환자경험과 서비스디자인, 새로운 기술의 활용 등의 이슈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먼저 파악하여 독자들에게 전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기에 다양한 곳을 직접 방문할 수 있었던 것입
동일한 진료기록감정사항에 대해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된 결과를 회신한 경우, 법원이 그 중 한편을 들려면 감정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지난 4월 27일 나왔다(선고 2022다303216).의료소송에서 각 감정기관마다 서로 다른 감정결과를 회신하는 경우가 있다. 법원은 서로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부분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그 중 하나를 그대로 선택해 판결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대법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의미 있는 판결이다.사안은 이러하다. 이 사건의 망인은 요양병원에서 식사를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가 위와 같은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긴 글이 화제다. 원고지 37매 분량의 이 글에서 정 교수는 ‘의료 붕괴’가 멀지 않았다며 붕괴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공급자와 정부 모두 조금씩 양보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더 내고 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고, 특히 일부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자기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또한 공급자들은 필수의료 제공 기관에 대한 새로운 지불제도를 수용해야 하고,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비용효과성이 낮은 의료
보건복지부가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모델을 공개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재진환자가 주 대상이며 약계가 반발하는 약 배달은 제외됐다.하지만 복지부가 공개한 시범사업 모델을 놓고 벌써부터 많은 우려가 나온다. 모델 자체에 구멍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우선 만성질환자는 1회 대면진료 후 1년 이내, 기타 질환자는 1회 대면진료 후 30일 이내까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기간을 어떻게 설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때문에 대면진료 후 비대면 진료 허용 기간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특
먼저, 내 경험담. 가족 중에 거동이 매우 불편한 환자가 있어 2~3개월마다 한 번씩 가족관계 증명서와 신분증을 지참하고 대학병원에 간다. 대리처방을 받기 위해서다. 환자가 입원했던 대학병원에서 늘 똑같은 처방을 받고, 같은 약국에서 오래 기다린 다음 약을 받아온다. 이를 십 수 년째 반복하고 있다. 대리처방을 위해 병원에 가는 날은 병원과 약국을 오가느라 반나절이 날아간다. 이럴 때는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 어차피 환자는 대면하지 않으니 진료의 질 차이는 별로 없을 테고, 나는 반나절의 시간을
신생아 스크리닝검사는 외국에선 이미 1960년대 초에 시작이 됐다. 처음 시작은 희귀 유전질환인 페닐케톤뇨증 등의 유전성 대사질환으로부터였다. 1961년 소아과의사이면서 미생물학자였던 Guthrie 박사는 특정한 아미노산이 있을 때 잘 자라는 특수한 박테리아 균주를 개발했다. 그리고 신생아의 혈흔을 종이(여과지, dried blood spot, DBS)에 묻혀 건조시킨 후 이를 이 특수한 균주가 있는 배지 위에 올려 놓아서 대량의 검체를 스크리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물론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역사적인 것으로만 남겨져 있지만, 이
최근 필자가 실무에서 접한 ‘재소금지 원칙’에 관한 흥미로운 대법원 판결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사건 경위는 이렇다. 의사 A씨가 운영하는 B병원에서 약사가 미리 조제해둔 약을 간호사가 추가 조제한 후 환자에게 투여한 사건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해당 약제비 상당액이 부당청구됐다며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4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이후 A씨는 복지부를 상대로 업무정지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으나 1심 법원은 이를 전부 기각했다. A씨는 포기하지 않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고, 항소심 절차
부산 출장 후 서울역에 도착했다. 4호선을 타면 집으로 오는데, 역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지하철과 연결되는 출구가 있었다. 지방 출장 후 피곤에 지친 직장인, 무릎 관절 통증 등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고 피곤을 덜어 줌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효과도 크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단축 통로가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의 불편을 해결하려 나온 아이디어이며, 소통이라 생각한다.대학병원 전공의 시절 오토바이 사고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있었다. 복부 CT 촬영결과 우측 콩팥 동맥이 절단돼 응급수술을
의료법에 따라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할 수 있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된다. 그렇다면 사망진단 시 의사가 직접 사망한 환자를 대면해야만 할까. 최근 이와 관련된 하급심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말기 암환자들에게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시행하는 H의원에 의사는 A씨 한명 뿐이었다. 의사 A씨는 휴가 또는 휴일에 환자가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환자 사망원인을 경과기록지에 미리 기재해 놓았다.실제로 의사 A씨 부재 시 환자가 사망하면 간호사들이 이를 확인한 후 A씨에게 전화 등으로 연락했다. 그리고 A씨가 경과기록지에 미리 기재해놓
의료계 역시 외부 인력 불법파견 문제를 등한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3일 외주 용역 요금수납원 100여명이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민자고속도로 운용사에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민자고속도로 운용사의 불법파견을 확정한 최초 판결이다.불법파견 문제는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 문제 되어왔다. 그러나 불법파견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최근에는 서비스산업, 시설·전산관리, 소프트웨어 개발산업 등 기존에 문제 되지 않았던 다양한 산업군으로 불법파견 분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파견법이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의 업
한국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인 5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지난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맞이해 줌을 비롯한 헬스케어 업계 내 많은 조직들이 주요 공중보건 성과를 되돌아보고 미래 문제를 숙고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전 세계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급속한 인구 고령화라는 딜레마를 피해갈 순 없다.초고령사회에 대비하려면 병·의원, 요양원, 보건소 등 의료 인력 수급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은 그간 번번이 국회 통과에 실패했다. 의료계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헬스케어 분야 ICT 기술 혁신을 도입하는 국정과제를 추진하면서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도 그 대상으로 본격 논의 중이다.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종이와 같은 서면 대신 온라인 방식으로, 환자의 요청에 따라 의료기관이 의무기록 등을 보험회사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한편에서는 환자의 불편이 줄어들 것이 기대된다. 반면, 보험회사와 어떠한 계약관계도 없는 의료기관이 환자의 의무기록
평소 자문을 받던 노무사에게 전화가 왔다. 말기 암으로 고생하는 아버지가 계실 요양병원을 찾는다고 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추천해준 인창요양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했다. 인창요양병원은 주 3회 면회가 가능하고 대중교통이 편리해 입원을 결정했다고 한다. 면회 과정은 1회 30분이 원칙인데, 애틋한 마음에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았다. 병원 측에서는 눈치를 주지 않고 편안하게 면회하도록 배려했다.그의 아버지는 처음 입원 당시 간호사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런데 간호사는 아버지가 예민한 상태라고 가족에게 설명했다. 환자가 요쿠르트를 먹고
진균이 생성하는 페니실린(penicillin)이 세균 증식을 억제함이 1928년에 발견됐고, 이를 항생제(antibiotic)로 불렀다. 화학요법제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화학 의약품을 일컬으나 현재는 대개 항암제를 뜻한다. 항미생물제는 항세균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로 구별한다. 세균과 진균을 합하여 통칭 ‘균’이라고도 하므로 항균제는 항세균제와 항진균제를 뜻할 수 있다.항균제는 세균감염 환자를 치유하는 기적의 약이었다. 그러나 항균제 사용으로 내성 세균이 생겼고, 이에 대처하고자 새 항균제를 개발해왔으나 새 항균제에 내성인 세
너무나 안타까운 앳된 죽음이었다. 대구 소아 장중첩증 사망 사건, 전주 소아 교통사고 사망 사건이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또 발생한 이번 대구 청소년 추락 사망 사건에서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민낯과 현실을 보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가슴을 치게 된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추락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청소년의 남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관련한 다양한 사실 보도와 기획 기사, 칼럼이 발행됐다. 그 가운데 응급의료 현장 경험이 없는 분들도, 때로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