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 ‘비싼 의료비로 집안 기둥이 뽑힌다’고 했는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해결됐다. 가족이 입원하면 ‘간병에 골병 든다’던 말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시는 경우가 많은 요즘에는 병원비보다 더 비싼 간병비로 ‘가정 경제가 파탄 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간병비 급여화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간병비 급여화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재원조달 방법이 요원하니 제도 시행까지 더디기만 하다. 하지만 레이더 기술을
최근 의료 현장에서 환자 권리 침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여러 인권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이는 환자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의료계에서는 인권에 대한 의제가 폭넓게 논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인권의학연구소는 지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의료인이 알아야할 '정신장애인의 건강권', '성소수자의 건강권', '노동자의 건강권' 등의 주제로 예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인권캠프'를 개최했다. 이론이 아닌 현장교육을 통해 보다 예비의료인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청년의사는 인권캠프에 참가한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번지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해외여행을 간 자녀가 부모를 외국 공항에 버리고 귀국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도 노인복지법을 만들어 고령화 대비에 나섰지만 인구 고령화 속도가 더 빨랐던 탓이다. 건강보험료의 6.5%를 공제해 장기요양보험을 만들었고, 기존 요양원에 요양보호사 제도로 돌봄 기능을 넣었다. 같은 시기 요양병원 정책도 수립했는데, 미국 요양원 제도를 토대로 입원일당 정액수가의 요양병원형 수가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시범사업까지 시행했던 ‘요양병원 간병제도’는 제외됐다.정부는
1795년부터 리스터가 글래스고로 옮긴 직후인 1860년까지 세 사람이 의사의 손으로 옮기는 병원성 물질 때문에 산욕열(puerperal fever)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산욕열이란 산모들이 아기를 낳은 후 자궁 등 출산 관련 장기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많은 경우 산모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병이었다.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일하던 산과의사인 알렉산더 고든(Alexander Gordon; 1752~1799)은 나쁜 공기가 아닌 의료진 때문에 산욕열에 걸린다고 주장한다. 고든은 산욕열에 걸린 환자와 접촉한 의사가 다른 멀쩡한
정부가 노인복지법으로 고령화 대책을 세운 게 지난 2004년이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문제가 이슈가 된 시점이었다. 노인복지법은 노인 질환을 사전예방 또는 조기발견하고 질환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요양으로 심신의 건강을 유지, 노후 생활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노인의 보건복지증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이 때 노인복지법에서 노인전문병원은 의료법 규정을 준용한다고 했는데, 이는 요양병원의 시초가 됐다.당시 고령화 초입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치매가 사회적 문제가 됐고, 정부는 국공립·시립 치매병원을
과거 가족이 질병을 앓으면 의료비로 집안 기둥뿌리가 뽑힌다고 했다. 최근에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 등으로 재난적 의료비 부담은 줄었다. 그런데 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간병하느라 환자 가족이 병이 생긴다고 한다. 요양병원 간병비로 가정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이 문제를 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지금 정부는 요양병원의 간병문제를 해결해야 한다.10년 전 정부는 1차 급성기병원 간호·간병 시범사업을 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을 포함한 급성기병원 간호·간병 모델은 인력과 재정 문제로
1859년 7월에 글래스고 대학교의 임상 외과 교수 자리가 갑자기 생겼다. 리스터의 생각에는 글래스고 대학교에 자리를 얻으면 개인 진료소도 차려 돈을 벌 수도 있고(당시에는 관행이었다), 왕립병원의 의사 자리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한마디로 1석 3조인데다가 후일 런던으로 복귀한다면 이 자리가 중요한 캐리어도 될 수 있었다. 6년 동안 그를 후원해준 스승이자 장인인 사임의 곁을 떠나는 아쉬움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1860년 3월, 32세의 리스터는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런던 근교의 업톤 출신인 리스
만성콩팥병이 진행되어 말기신부전이 되면 신대체요법(투석치료 또는 신장이식)을 받게 된다. 이식을 받지 못하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을 하게 되는데, 투석은 환자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대한신장학회에서는 투석의 유형을 결정할 때 환자의 의학적 상태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방식이나 건강 등에서 중요시하는 가치를 검토하여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상의해서 공동으로 투석 방법을 결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현재 국내 투석 환자 중 혈액투석을 선택하는 비율이 복막투석보다 현저히 높은데, 투석 유형 결정 시 환자들이 복막투석의 다양한 장점에 대해
산업화, 도시화, 인구 증가로 영국의 대도시들 병원에는 환자들이 많이 몰렸다. 수술할 환자도 당연히 늘었고 수술 받은 환자들은 병원에 입원했다. 병동은 많은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지만 위생 수준은 제자리 걸음이었다.썩어가는 상처에 썼던 붕대와 의료 기구는 별 생각 없이 다른 환자에게도 썼다. 수술 기구는 의사의 앞치마에 대충 닦아 썼다. 급하면 수술칼은 의사의 치아 사이에 물려 있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의사들은 붕대와 기구를 재사용 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더러움을 닦아내고
4개월의 신혼여행이 끝난 후 이제 본격적으로 외과의 경력을 쌓기 시작한 리스터는 왕립병원에서는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는 한편, 퇴근 후에는 집에서 혼자 의학을 연구했다. 런던의 존 스노가 마취 기법과 콜레라 역학 연구를 했다면 리스터는 외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했다. 그리고 결혼 후 첫 3년 동안 15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 적을 두지 않은 독학 연구자로서는 엄청난 성과였다.리스터는 의학 선진국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나오는 프랑스어와 독일어 논문도 읽었고, 동물 실험에 쓸 개구리를 직접 잡아왔다. 현미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필수의료분야 지원 확대에 대한 여론이 생겼다.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필수의료분야 의사 부족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사안이 중대한지 다수의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간호계는 물론 보건의료노동계, 시민단체 등 다수의 기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의사는 보이지 않았다.국회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토론회를 통해 필수의료분야의 의사 확보를 위한 실질적 대안이 마련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
결핵·비결핵항산균(NTM) 분야 권위자였던 고원중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의학계는 물론 환자들에게도 그의 죽음은 여전히 ‘충격’이다. 고 교수가 의학계에 남긴 업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과 제도가 그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붙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청년의사는 지난 20일 ‘참의사 고원중’ 출판 기념을 겸해 열린 고(故) 고원중 교수 3주기 추모식에서 나온 추모사 전문을 소개한다.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재준 교수는 고 교수에게 보내는 이메일 편지 형식으로 추모사를 준비했다.원중 형,형이
결핵·비결핵항산균(NTM) 분야 권위자였던 고원중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의학계는 물론 환자들에게도 그의 죽음은 여전히 ‘충격’이다. 고 교수가 의학계에 남긴 업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과 제도가 그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붙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청년의사는 지난 20일 ‘참의사 고원중’ 출판 기념을 겸해 열린 고(故) 고원중 교수 3주기 추모식에서 나온 추모사 전문을 소개한다.고원중 교수님의 3주기 추모식과 ‘참의사 고원중’ 출판을 기념해서 공동연구자 대표로 교수님과의 추억, 또 함께
결핵·비결핵항산균(NTM) 분야 권위자였던 고원중 교수가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의학계는 물론 환자들에게도 그의 죽음은 여전히 ‘충격’이다. 고 교수가 의학계에 남긴 업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과 제도가 그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붙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청년의사는 지난 20일 ‘참의사 고원중’ 출판 기념을 겸해 열린 고(故) 고원중 교수 3주기 추모식에서 나온 추모사 전문을 소개한다.원중이 형. 1991년 본과 3학년 여름 어느 날로 기억합니다. 모두가 꽃다운 청춘들이었죠. 우리 실습 조 친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가 높은 투표율 속에 끝났다. 강민구 후보가 71%, 주예찬 후보가 29%를 각각 득표했다. 두 번째 출마한 주예찬 후보는 지난해(42.7%)보다 훨씬 낮은 지지를 받았다.‘코로나19 백신에서 미확인 생명체가 발견됐다’거나 ‘팍스로비드 안에 마이크로칩이 있다’는 주장을 하고, 백신 접종 전면중단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에도 참여하고 있는 소규모 의사 단체(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 코진의)에서 주 후보가 활동한 이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직후 대한간호협회 회관 앞에서 원색적 문
에든버러에서 젊은 리스터를 기다린 54세의 제임스 사임은 ‘외과의 나폴레옹’으로 불린 사람이었다. 별명에 걸맞게 작은 체구에 담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그의 수술은 섬세하고도 간결했다. 특히 다리를 절단할 때도 가능하면 무릎 아래가 아닌 발목을 절단해 몸을 더 많이 보존하려 했다. 환자에게는 장애를 줄이는 효과를, 의사에게는 수술 시간을 줄이는 이중의 효과가 있었다(이 정도면 수술실의 경제학자라 불러야한다!). 에든버러가 영국 수술의 수도라면, 사임은 당대 최고의 외과의였다. 오래된 병원의 수술실은 사람들과 꽉 차 있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출혈이 발생한 간호사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의사인 나도 이해할 수 없는데, 국민들은 어떨까 생각했다. 며칠 뒤 분당서울대학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의 글이 올라왔다. 우리나라 빅5병원의 뇌혈관외과 교수는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이고, 가장 규모가 크다는 서울아산병원에도 단 2명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중증의료 제도 지원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그런데 중증의료는 병원에서도 미운 오리다. 이국종 교수도 중증의료 치료에 매진하다 적자로 병원 눈 밖에 났다
그렇다고 병원에 찾아간다고 바로 입원할 수는 없었다. 입원표가 있어야 했다. 입원표는 병원의 원장이나 후원자로부터 얻었다. 막상 입원표를 들고 병원에 가도 모두 입원하진 못했다. 네 명 당 한 명 정도만 입원했다. 그만큼 병상이 모자랐고, 그러다 보니 환경은 열악했다. 병동의 상황은 한마디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환경이었다. 몸져누운 환자들로부터 나오는 토사물과 대소변, 그리고 악취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 나쁜 공기를 마시고 있으면 없던 병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미아즈마 이론)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환자들
지난 2007년 1월 365의원에서 야간 진료를 봤다. 새벽 6시경 경찰이 찾아왔다. 내가 진료를 봤던 10살 A군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했다고 했다. 며칠 뒤 몽둥이를 든 사람이 병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같은 날 저녁 지역 공중파에서 이 사건을 보도했다. 차트를 열어보고 내가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복기했다. A군은 상복부 불편감과 복통으로 내원했다. 갑자기 사망할 이유가 없었다.부검 결과 A군은 관상동맥 경로 이상, 심장마비로 숨졌다. 무혐의를 받은 형사 재판과 별도로 배상금 6억원의 민사 소송이 남았다. 과실을 밝히려는
리스터가 학생이던 시절, 런던에서 의대생이란 말은 막돼먹은 젊은이라는 뜻과 같이 쓰였다. 떼로 몰려다니며 술 먹고 방탕하게 노는 자들이 바로 의대생의 이미지였다. (물론 지금은 아니겠지?) 의대생들은 병원 근처의 싸구려 여인숙을 전전하며(병원 근처에 살았을 테니), 해부실에서 배인 악취를 없앤다며 시가를 물고 다녔다. 때로는 인체 해부라는 특권 아닌 특권을 이용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망나니짓을 벌여 만인에게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기도 한다. 1700년대 중반 에든버러에서는 의대 교수의 지시를 받은 제자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