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덕희 교수, 민주당에 적극적 역할 요청
"거대 야당으로서 정치로 현 상황 해결해 달라"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덕희 교수는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에 의정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나서달라고 요청했다(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팀 유튜브 화면 캡쳐).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덕희 교수는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에 의정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나서달라고 요청했다(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팀 유튜브 화면 캡쳐).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계에서 더불어민주당에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을 멈추고 중재에 나서달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이덕희 교수는 지난 26일 유튜브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팀’에 출연해 “이 상황에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어디 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유화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과중한 업무이지만 감당해 왔는데 이젠 기대감도 바닥이고 교수들의 사기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며 “서울고등법원 판결에도 실망했다. 사회에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의료계뿐이라는 사실에 서글퍼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아쉬운 생각 속에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어디 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주당이 현재 의대 정원 증원 갈등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의대 정원 증원에는 찬성하나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규탄해 왔다.

이재명 대표는 전공의 사직이 막 시작된 지난 2월 25일에는 500명 증원이 적당하다면서 “말로 해도 될 일에 주먹을 쓰지 말자”고 했다. 또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진행한 영수회담 모두발언에서는 정부의 전향적 변화를 요구하며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하는 ‘국회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제안했다. 이달 22일에는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이 “덜컥 정책”이라며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 교수는 “현재 이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는데 민주당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 차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거대 야당이 의대 정원 증원 사태에 ‘강 건너 불구경’해도 되는 상황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25만원 지원금 지급도 어려운 민생을 회복하기 위함이 아닌가.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이고 임기응변식 대책을 쏟아내면서 야기되는 의료현장의 혼란으로 국민은 크나큰 민생고를 겪고 있다”며 “이 일을 정부여당의 실책이 될 것이라며 남 일처럼 바라만 볼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치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책임감을 갖고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실종된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 대표가 정부 여당의 정책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가하게 비판 성명만 내놓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어떻게 풀어나가겠다는 것인가. 실망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소중한 한 주를 그냥 속절없이 바라만 보지 말고 정부와 의사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고 다수당으로서 높은 정치력을 발휘해달라”며 “정치에 무심한 많은 의사들에게 정치의 효능감을 맛볼 수 있게 해달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