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갈등을 봉합한 대한의사협회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갈등 해결에 나섰다. 정부가 요구하는 '의료계 단일안'은 '원점 재검토'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브리핑에서 "(돌아오는 주에) 상황이 변하리라 기대한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여러 메시지가 나오리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편법을 쓰지 말고 전공의가 본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입장을 검토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그리고 의대생의 일관된 입장이자 의사단체의 단일한 요구는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원점 재논의다.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와 의대생 입장을 지지하며 그들의 뜻을 관철하고자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교육부 의대 정원 증원 배정 시스템을 중지하라. 이 시스템이 진행되는 한 우리는 '논의하겠다'는 정부 진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원하는 게 숫자라면 이 역시 숫자를 검증할 기구가 필요하다. 숫자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하나의 안으로 만들기 어렵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고 검증해야 과학적으로 마련한 안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의대 정원 논의를 주도할 경우에 대해서는 우선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고자 그간 여야 양측과 접촉하지 않았다. 지금은 (총선) 결과가 나왔다. (야당도) 의견과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아직 가시화된 내용은 없지만 그 내용을 보고 또 정부가 (야당 입장에)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본 다음에 우리 대응안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 않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대한민국 의료 비전을 찾지 못하니 정부가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거다. 비대위는 출범 이후 파업이나 태업을 말하지 않았다. 행동하게 되면 전 회원 의견을 묻겠다고 했다"며 "의협은 (정부를) 압박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압박하지 않을 거다. 다만 그런 순간이 올 수도 있으니 그 전에 우리 요청을 정부가 수용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