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과 1학년 수업 거부 확대…병원 떠나겠다는 교수도 늘어

집권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의료개혁 방향과 관련해 나흘 간 침묵을 이어오던 정부가 닷새 만에 의료개혁을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자 의료계에 자포자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집권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의료개혁 방향과 관련해 나흘 간 침묵을 이어오던 정부가 닷새 만에 의료개혁을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자 의료계에 자포자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4·10 총선 이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 기조가 달라지길 내심 기대했던 의료계는 정부의 “변함없는 의료개혁 의지” 천명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4대 과제는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발언했다.

집권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의료개혁 방향과 관련해 나흘 간 침묵을 이어오던 정부가 닷새 만에 의료개혁을 이어가겠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자 의료계에는 자포자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가까스로 수업을 재개했던 의대마저 수업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심지어 휴학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교양과목 수업에 참여하던 예과 1학년생들 사이에서도 수업 거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에서 환자를 지키겠다던 의대 교수들의 마음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의대 교수들은 하나 둘 병원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있다. 사직서 제출 한 달 되는 시점인 오는 25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충북의대 A교수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15일 정부 중대본 발표 이후) 교양 수업을 듣고 있던 예과 1학년생들이 완강하게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며 “수업 안 들어오면 ‘F학점’이다. 의대 수업에서 F학점이 하나만 나와도 유급”이라고 말했다.

A교수는 “교육부도 1학년이 유급되면 내년 8,000명이 몰려 교육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유급을 막아보겠다고 강의 자료만 다운로드 받아도 출석으로 인정해 주겠다지만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A교수는 “교수들 분위기도 더 안 좋아졌다. (사직하고) 나가겠다는 교수들도 많다. 사실은 나가겠다는 아니라 사직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환자도 제대로 못 보고 가르칠 학생도 없고 연구도 못하는 상황에서 뭘 할 수 있겠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의대 B교수도 “지방 병원이고 일부만 사직하더라도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사직서는 냈지만 진짜 그만 둘 생각으로 낸 이들은 없었다”며 “그런데 이미 교수들이 지쳤고 심리적 사직 상태인 게 문제”라고 말했다.

B교수는 “이대로는 교육도 문제지만 임상연구도 모두 중단됐다. 대학병원 기능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사직하기 전 병원이 먼저 도산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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