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에 대해 “더 좋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잠시 불편하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며 환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나섰다.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의사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환자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연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환자분께 드리고 싶은 의사의 마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연세의대 비대위는 “의사들은 빠르게 발전하느라 미처 다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하고 안정된 좋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정부와 사회와 소통하려고 절실히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연세의대 비대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 온 우리나라 의료, 그러나 시스템의 불안정성 때문에 애써 키워 온 우리 필수의료가 무너진다면 소중한 국민들 건강은 위험해지게 되고 그 핵심에서 바른 의료를 행하는 의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하나 둘 쓰러져 갈 것”이라고 했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의료 시스템 개선 없이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지역·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의학교육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오히려 부실 교육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세의대 비대위는 “필수의료 의사는 처음부터 부족하지 않았다. 의료수가 체계의 심각한 문제로 진료를 할수록 적자가 되다보니 필수 분야를 떠나 비필수 분야로 옮겨 가는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증원해봐야 늘어난 의사들 역시 필수 의사를 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근거 없고 준비도 없는 무계획적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배분은 각 대학 교육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대 시설 부족 뿐 아니라 아무리 짧아도 15년 이상 기간이 필요한 의대 교수 양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 각 대학 교수 인력 충원도 단기간 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들은 “엉성한 교육 환경과 부족한 수련 시스템에서 오히려 질적으로 저하된 의사를 키워내게 돼 향후 겉핥기식 의료가 되면 부실 의료가 되고 국민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료는 급증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갈 것”이라며 “의사들 모두가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정부와 의사 갈등 속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의사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료 중 응원 말씀을 전해주는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며 “환자들을 위한 더 좋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잠시 불편하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음을 말씀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